국산 SUV 최초로 연간 판매 10만 대를 돌파한 쏘렌토의 성공 비결.
엇갈린 디자인 평가 속 싼타페는 페이스리프트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왕좌를 둘러싼 오랜 라이벌, 쏘렌토와 싼타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때 엎치락뒤치락하던 경쟁은 이제 쏘렌토의 압도적인 우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국산 SUV 최초로 연간 판매 10만 대라는 대기록을 세운 쏘렌토의 질주 뒤에는 하이브리드의 인기와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이 두 차량의 운명을 이토록 다르게 만들었을까.
국산 SUV의 새 역사, 10만 대 클럽 가입한 쏘렌토
쏘렌토는 2025년 한 해 동안 10만 대가 넘게 팔리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2년 첫 출시 이후 23년 만에 달성한 연간 10만 대 판매 기록이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된 SUV를 통틀어 최초이며,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놀라운 성과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었다. 전체 판매량의 약 70%에 달하는 6만 9천여 대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실용성과 성능을 모두 잡은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엇갈린 디자인 평가, 승패를 가르다
반면, 한때 쏘렌토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싼타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2025년 싼타페의 연간 판매량은 5만 7천여 대에 그치며 쏘렌토와의 격차는 4만 2천 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불과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두 모델의 운명을 가른 가장 큰 요인으로는 디자인이 꼽힌다. 2023년 8월 비슷한 시기에 신형 모델을 선보였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달랐다. 싼타페는 각진 박스형 외관과 ‘H’자 모양의 램프 등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으나, 특히 후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반면 쏘렌토는 기존 모델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세련미를 더한 디자인으로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절치부심 싼타페, 반격 카드는 페이스리프트
판매 격차는 해가 바뀌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쏘렌토는 9천 대 가까이 판매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지만, 싼타페는 3천여 대 판매에 그치며 12위까지 밀려났다. 최근 3개월 연속 10위권 밖에 머무르며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현대차는 하반기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시장의 비판을 수용해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됐던 후면부에 수직형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전면부 디자인을 다듬어 도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모델 추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싼타페가 자존심 회복에 성공하고 다시 한번 중형 SUV 시장의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