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운전자보다 4배 높은 사고율 기록에도 7개 도시 확장 선언.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는?

사고 데이터는 ‘영업 기밀’이라며 입 닫은 테슬라, 경쟁사 웨이모와 비교되는 행보.

테슬라 로보택시 /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운전자 없는 미래를 약속했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14건의 사고를 기록하며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테슬라가 내세운 자율주행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특히 인간 운전자보다 현저히 높은 사고율, 사고 정보에 대한 불투명한 태도, 그리고 경쟁사 웨이모와의 극명한 비교는 테슬라의 확장 계획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과연 이대로 7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까?

인간보다 4배 잦은 사고, 드러난 민낯



테슬라 로보택시 / 사진=테슬라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로보택시는 누적 주행거리 약 80만 마일 동안 총 14건의 사고를 냈다. 단순 계산으로 약 5만 7천 마일(약 9만 1천km)마다 한 번씩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테슬라가 자체 안전 보고서에서 밝힌 일반 미국 운전자의 평균 사고 주기인 22만 9천 마일과 비교하면 무려 4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하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실제 도로 위에서의 안정성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고정물부터 버스까지 사고 유형도 다양



사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는 더욱 커진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추가로 보고된 5건의 사고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집중됐다.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된 모델Y 차량이 일으킨 사고는 단순 접촉에 그치지 않았다.
시속 27km로 직진하다 고정물과 부딪히거나, 정차 중인 버스 및 대형 트럭과 충돌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 포함됐다. 심지어 경미한 사고로 분류됐던 한 건은 탑승자가 입원 치료가 필요한 부상으로 재분류됐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공지는 없었다. 정보 공개 방식에서도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신뢰가 핵심, 웨이모와 다른 길



경쟁사인 구글의 웨이모와 비교하면 테슬라의 문제는 더욱 명확해진다. 웨이모는 안전요원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1억 2,700만 마일 이상을 주행했으며, 부상 사고를 80% 이상 줄였다는 독립 기관의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신뢰를 쌓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속도, 도로 상황 등 비교적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테슬라는 NHTSA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조차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영업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투명성을 가리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자율주행 시대의 패권은 단순히 기술의 우위가 아닌,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기업이 쥐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