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3위에서 1위로, 판매량 91% 급증하며 토요타 제쳐
베트남 시장 지각변동의 중심에 선 국산 SUV, 그 성공 비결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3위까지 밀려났던 현대차가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91%라는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역전의 배경에는 SUV 중심의 라인업, 현지 수요의 정확한 포착, 그리고 경쟁 구도의 변화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연 현대차는 어떻게 일본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베트남 시장의 왕좌에 오를 수 있었을까?
SUV 쌍두마차 크레타와 투싼의 질주
이번 성과의 일등 공신은 단연 SUV 라인업이다. 현대차는 2026년 1월 한 달간 총 5,872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소형 SUV 크레타가 1,696대, 준중형 SUV 투싼이 1,161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두 모델의 판매량을 합하면 2,857대로,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거의 절반(48.6%)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SUV 선호 경향이 강화되는 시장 변화를 정확히 읽고, 매력적인 상품성을 갖춘 주력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현지 수요 정확히 꿰뚫은 포트폴리오
단순히 두 SUV 모델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세단 모델인 엑센트(669대)와 MPV 스타게이저(421대), 중형 SUV 싼타페(381대) 등 다양한 차급의 모델들이 고른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이는 특정 차종에 편중되지 않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뒷받침되었음을 의미한다. SUV를 중심으로 시장 트렌드를 이끌면서도, 세단과 가족용 차량 수요까지 균형 있게 흡수하며 브랜드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토요타 밀어낸 시장의 지각 변동
현대차의 약진은 전통의 강자였던 일본 브랜드의 부진과 맞물리며 더욱 두드러졌다. 토요타는 1월 5,059대(렉서스 포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8.1%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물론 포드(5,121대)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불과 한 달 전인 2025년 12월, 8,719대를 팔며 1위를 차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한편, 현대차의 형제 브랜드인 기아 역시 현지 합작법인 타코기아를 통해 3,487대를 판매, 전년 대비 88.9%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두 브랜드가 나란히 약 90%에 달하는 성장을 보이며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판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SUV 라인업, 현지 맞춤형 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한국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SUV 중심 전략이 연간 실적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