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세단 C클래스가 순수 전기차로 돌아온다. S클래스를 연상시키는 실내와 7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강력한 성능으로 BMW의 전기 세단과 정면 승부를 예고했지만, 1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격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허리를 담당하던 C클래스가 파격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내연기관의 심장을 완전히 들어내고 순수 전기차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전기 C클래스는 미래지향적 디자인, 강력한 주행 성능, 그리고 S클래스를 넘보는 실내 구성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1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표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완전히 달라진 외모, 공기를 가르다
신형 전기 C클래스는 기존 모델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실루엣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의 결과물이다. 공기저항계수는 0.22Cd에 불과한데, 이는 주행 가능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벤츠의 집념을 보여주는 수치다.
단순히 기존 차체에 배터리와 모터를 얹은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디자인과 공간 활용성 모든 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C클래스 이름표를 단 고성능 머신
성능은 이름만 C클래스일 뿐, 고성능 AMG 모델에 버금간다. 초기 모델은 듀얼 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최고출력 482마력이라는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9초.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초반 가속력은 운전자에게 짜릿한 주행 경험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기존 고성능 C클래스 라인업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762km 주행거리, 충전 걱정은 끝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인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신형 전기 C클래스에는 약 94kWh 용량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최대 762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인증 과정에서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한 번의 완전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것도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초고속 충전 기술을 지원, 단 10분 충전만으로 300km 이상 달릴 수 있어 장거리 운행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었다.
압도적인 실내, S클래스가 부럽지 않다
실내 공간은 이번 신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대시보드 전체를 거대한 유리 패널로 덮은 39.1인치 MBUX 하이퍼스크린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단순히 화면만 큰 것이 아니다. 마사지 기능과 통풍 기능을 갖춘 시트, 4D 사운드 시스템, 별빛을 연상시키는 파노라믹 루프 등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에서나 볼 수 있던 고급 사양들이 대거 적용됐다. C클래스라는 이름표가 무색할 정도의 호화로운 구성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유럽 현지 가격이 7만 유로(약 1억 2천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 만큼, 국내 출시 가격 역시 1억 원을 훌쩍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출시는 2027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강력한 경쟁 모델인 BMW i4와 향후 등장할 차세대 전기 세단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과연 소비자들이 S클래스급 사양을 갖춘 ‘1억 원대 C클래스’를 기꺼이 받아들일지, 벤츠의 과감한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