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출시 목표 현대차 신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와는 완전히 다른 모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기술 탑재해 포드·토요타와 정면 승부 예고.

기아 타스만 X-프로 / 사진=기아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의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며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2028년 출시를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인 중형 픽업트럭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포드와 토요타가 양분하던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싼타크루즈와는 궤를 달리하는 이 모델은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담은 세 가지 핵심 카드를 품고 있다. 바로 혁신적인 EREV 파워트레인과 견고한 정통 픽업 구조, 그리고 시장을 꿰뚫는 맞춤형 글로벌 전략이다. 과연 현대차는 북미 브랜드의 텃밭에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충전 걱정 없는 EREV 파워트레인



새로운 픽업트럭의 가장 큰 무기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즉 EREV 시스템이다. 이는 배터리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되, 필요시 소형 가솔린 엔진을 발전기처럼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강력한 초반 토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외곽이나 장거리 운행이 잦은 픽업트럭의 운행 환경을 정밀하게 겨냥한 것이다.

사실상 전기차처럼 운행하지만 주유만으로 수백 킬로미터를 더 달릴 수 있어 주행거리 불안을 완벽히 해소한다. 현대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장 상황과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순수 전기차(BEV) 버전도 함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의 폭을 넓혀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싼타크루즈 / 사진=현대차


싼타크루즈와는 다르다 정통 픽업 구조



구조적으로도 완전한 변신을 꾀한다.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픽업을 지향했던 싼타크루즈가 승용차 기반의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한 것과 달리, 신형 픽업은 강력한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바디 온 프레임’ 방식으로 개발된다. 이는 험로 주행 능력과 차체 강성, 그리고 무거운 짐을 싣거나 트레일러를 끄는 견인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정통 픽업트럭의 상징과도 같다.

단순히 짐칸이 있는 차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워크호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새로운 픽업트럭 플랫폼을 활용해 포드 브롱코나 토요타 4러너와 경쟁할 대형 사륜구동 SUV 파생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율적인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정조준 맞춤형 전략



현대차는 각 대륙의 특성을 고려한 세분화된 공략법을 준비 중이다. 세계 최대 픽업 시장인 북미와 호주 시장에는 독자 개발한 EREV 모델을 주력으로 투입해 기술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반면, 실용성이 중시되는 남미 시장에서는 GM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특화 모델을 2028년부터 선보이며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생산 기지로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최첨단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가 유력하다.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픽업트럭에 부과되는 25%의 고율 관세(일명 치킨세)를 피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현대차의 도전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전동화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픽업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야심 찬 계획으로 평가받는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