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자율주행 중 콘크리트 방벽과 충돌하며 14억 원대 소송 휘말려
카메라만 고집한 머스크의 선택, 결국 법정에서 안전성 시험대 오르나
첨단 기술의 상징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이 또다시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최신 모델인 사이버트럭이 주행 보조 기능(FSD) 작동 중 콘크리트 방벽을 그대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기술 결함을 넘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판단까지 문제 삼고 있어 그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운전자가 손 쓸 틈도 없이 벌어졌다는 사고의 전말은 무엇일까.
Y자 도로에서 벌어진 충돌, FSD는 무엇을 놓쳤나
소장에 따르면 사고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원고인 저스틴 세인트 아무어는 FSD 모드로 사이버트럭을 운행하던 중, Y자 형태로 길이 갈라지는 분기점에서 차량이 곡선 주로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차량은 콘크리트 방벽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는 충돌 직전 위험을 감지하고 다급하게 핸들을 조작하려 했지만, 이미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바꾸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소장에는 머스크의 경영상 과실을 포함해 총 16가지의 과실 항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다 대신 카메라, 머스크의 고집이 부른 화근
이번 소송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카메라만 고집한’ 테슬라의 기술적 선택을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이다. 원고 측은 테슬라 내부 엔지니어들조차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하는 라이다(LiDAR) 센서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머스크가 비용과 디자인을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웨이모 등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술 선도 업체들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를 모두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안전보다 기술 홍보와 원가 절감을 우선시한 경영 판단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잇따른 소송과 규제 압박, 시험대 오른 테슬라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으로 법정에 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미국 법원은 2019년 발생한 모델S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에 대해 테슬라의 책임을 인정하고 약 3,30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 소송에서 테슬라가 패소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역시 FSD 기능과 관련된 수십 건의 사고를 정식 조사하고 있어 규제 당국의 압박 수위도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에도 불똥, 한국 운전자들은 안전한가
이러한 논란은 국내 테슬라 운전자들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FSD 기능이 광고만큼 구현되지 않았다며 약 100명의 차주가 집단 환불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기준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시스템이 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 제조사 책임을 강화하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국내 자율주행 안전 기준 또한 더욱 엄격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