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 넘는 가격에도 보조금 없이 불티나게 팔린 포르쉐 타이칸. 하반기 출시될 카이엔 전기차까지 합세해 국내 고급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유독 포르쉐의 질주가 매섭다. 보조금 혜택도 거의 없는 1억 원대 전기차 ‘타이칸’이 한국에서 전 세계 판매량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한 인기 현상을 넘어선다. 포르쉐의 치밀한 전동화 전략, 강력한 브랜드 파워, 그리고 미래를 향한 투자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체 한국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글로벌 침체 속 나홀로 역주행
포르쉐 타이칸의 성적표는 놀랍다. 2025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국내 연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2,000대를 돌파하며 고공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같은 기간 포르쉐코리아의 전체 판매량은 1만 746대로, 브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연간 1만 대 판매 고지를 넘었다. 모델별 글로벌 순위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뚜렷하다. 타이칸이 세계 판매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파나메라는 3위, 카이엔은 4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포르쉐의 다섯 번째로 큰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내연기관의 포르쉐는 옛말, 전동화로 체질 개선
판매 구조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포르쉐코리아 전체 판매량 중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합친 전동화 모델 비중이 무려 62%에 달한다. 순수 전기차 비중만 34%로,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타이칸과 지난해 출시된 마칸 일렉트릭이 있다. 두 모델은 전체 판매량의 44%를 차지하며 전동화 전환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은 포르쉐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도 세계 6위를 기록하며, 고가 전기차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임을 입증했다.
카이엔 일렉트릭 출격 대기, 하반기 시장 흔드나
포르쉐코리아는 하반기 전동화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한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플래그십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기본 모델 1억 4,230만 원, 터보 모델 1억 8,9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주목할 점은 배터리 공급 전략의 변화다. 올해부터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순수 전기차 라인업에 국내 제조사의 배터리 셀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공급 안정성과 품질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만 팔지 않는다, 서비스망 2배 확대 선언
제품 출시와 함께 서비스 인프라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포르쉐코리아는 2030년까지 서비스 네트워크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고, 전기차 전용 충전 시설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포르쉐가 한국 시장에서 구축한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탄탄한 서비스망이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는 핵심 요소라고 분석한다. 타이칸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카이엔 일렉트릭의 출시는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에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더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