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주유로 1,000km 주행? 압도적인 연비와 정숙성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국산 대형 SUV에 익숙하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한 가지, 바로 3열 공간의 실체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 토요타


국내 대형 SUV 시장은 현대 팰리세이드를 필두로 한 국산 모델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넓은 공간과 풍부한 편의 사양을 앞세운 전략은 수많은 가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 조금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입 SUV가 있다. 바로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다.

하이랜더는 국산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연비’와 ‘정숙성’, 그리고 탑승객을 배려한 ‘2열 공간’을 전면에 내세운다. 과연 이러한 장점들이 높은 가격과 좁은 3열이라는 단점을 상쇄할 만큼 매력적일까. 팰리세이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하이랜더의 진짜 가치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름값 걱정 덜어주는 압도적 효율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실내 /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심장은 2.5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시스템 총출력 246마력은 거대한 차체를 부드럽게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효율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3.8km/L에 달하며, 실제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했다는 경험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도심의 저속 주행이나 정체 구간에서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만들어내는 정숙성은 이 차의 백미다.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운전자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편안한 휴식의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높은 출력과 화려한 가속력보다 일상의 안락함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소구점으로 작용한다.

가족의 만족은 2열에서 시작된다



하이랜더의 전장 4,965mm, 휠베이스 2,850mm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 기대에 가장 확실하게 부응하는 곳이 바로 2열이다. 독립식 캡틴 시트가 적용된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며, 장거리 이동 시 탑승객의 피로를 크게 줄여준다.

이는 하이랜더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3열까지 활용하는 다인원 수송 능력보다는, 4-5인 가족이 핵심 탑승 공간인 1, 2열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다. 주말마다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가족이라면 2열의 가치를 누구보다 높게 평가할 것이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 토요타


7인승의 함정 3열은 비상용인가



하이랜더는 분명 7인승 SUV다. 하지만 3열 공간의 활용성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성인이 탑승하기에는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 모두 비좁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가 단거리 이동 시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넓은 3열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팰리세이드 등 국산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약점이다. 따라서 6명 이상이 자주 함께 이동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하이랜더는 적합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구매 전 반드시 3열 공간을 직접 확인하고, 자신의 운용 환경에 맞는지 따져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가격표 너머의 숨겨진 가치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실내 /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6,660만 원에서 7,470만 원에 이른다. 6천만 원 중반에서 시작하는 가격표는 국산 동급 모델 풀옵션 사양과 비교하면 분명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화려한 디지털 클러스터나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가치는 단순히 구매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토요타 브랜드가 주는 높은 내구성에 대한 신뢰, 동급 최고 수준의 중고차 가격 방어율,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져다주는 유류비 절감 효과를 모두 고려한 ‘총 소유 비용(TCO)’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3열 활용도가 낮은 4-5인 가족이 오랜 기간 운용할 계획이라면, 하이랜더는 비싼 첫인상과 달리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 토요타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