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프리우스의 경쟁자 ‘인사이트’가 전기 SUV로 돌아왔다. 보조금 적용 시 3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았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중국산 전기차를 자국 시장에 역수입하는 혼다의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혼다 4세대 인사이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 혼다가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자국인 일본 시장에 들여와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차 하나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혼다의 미래 전동화 전략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과거 하이브리드 시장의 강자였던 ‘인사이트’의 이름을 부활시킨 이 전기 SUV는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 뛰어난 상품성, 그리고 브랜드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일본 브랜드의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내수 시장에 중국산 모델을 투입한 혼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돌아온 인사이트, 기대 이상의 상품성



새롭게 등장한 4세대 인사이트 EV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68.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전 충전 시 WLTC 기준 535km의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kgf·m를 발휘하는 전륜구동 모터는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실내 구성도 인상적이다. 보스(Bose) 12스피커 오디오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3가지 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아로마 디퓨저와 센터 콘솔을 과감히 없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이동 편의성을 높인 디자인은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혼다 4세대 인사이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조금 적용 시 3천만 원대, 가격은 합격점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가격이다.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은 소비세 포함 550만 엔(약 5,099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130만 엔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2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3,780만 원까지 내려간다. 동급의 주행거리와 편의 사양을 갖춘 전기차들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다만 혼다는 이 모델을 일본 전역에 단 3,000대만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시장 반응을 살피고 희소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판매보다는 시장의 수용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혼다의 고육지책, 중국산 전기차 역수입



혼다 4세대 인사이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실 이번 4세대 인사이트는 혼다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혼다가 생산하는 전기차 ‘e:NS2’의 우핸들 버전이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자국 내수 시장에 정식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가 이번 출시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혼다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혼다는 전기차 사업 부진으로 2025 회계연도에 막대한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 대규모 순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당분간은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번 인사이트 EV 출시는 자체 개발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동화 라인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 모델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다른 일본 브랜드들도 해외 생산 전기차를 내수 시장에 들여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