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출시 3년여 만에 공개된 ‘더 뉴 그랜저’, 신차급 변화로 돌아왔다.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신규 OS 탑재, 제네시스 G80과 비교될 만큼 상품성 강화해 주목.
현대자동차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수입차의 공세 속에서도 굳건히 판매량 1위를 지켜온 그랜저가 다시 한번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다. 2022년 7세대 출시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베일을 벗은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사실상 완전 신차에 가까운 변화를 감행했다. 한층 과감해진 외관 디자인과 제네시스 G80을 연상시키는 실내 공간, 그리고 완전히 새로워진 사용자 경험은 국산 대형 세단의 기준을 다시 한번 바꿔놓을 전망이다. 과연 어떤 부분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핵심 포인트일까.
더 대담하고 정교해진 외관 디자인
기존 그랜저의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디테일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면부다. 후드를 길게 늘리고 상어의 코를 닮은 ‘샤크 노즈’ 형상을 적용해 한층 역동적이고 위엄 있는 인상을 완성했다. 현대차의 상징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이전보다 더 얇아져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새로운 패턴의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이는 마치 콘셉트카가 그대로 양산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전장 역시 기존보다 소폭 늘어난 5,050mm에 달해 당당한 차체와 안정적인 비례감을 자랑한다. 후면부 디자인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전면 램프와 마찬가지로 얇아진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방향지시등을 범퍼 하단에 숨겨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와이드한 하단부 디자인은 차체를 더욱 넓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압도적 경험을 선사하는 실내 혁신
이번 더 뉴 그랜저 변화의 핵심은 단연 실내에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17인치에 달하는 초대형 통합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을 하나로 합친 이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크기를 넘어,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해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처럼 익숙한 인터페이스는 물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편의 사양 역시 대폭 강화됐다. 송풍구가 보이지 않게 숨겨진 전동식 에어벤트와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비전 루프 등 고급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던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또한, 사용 빈도가 높은 공조장치나 볼륨 조절 등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두는 등 터치 조작과 절묘하게 조합하여 직관적인 사용성까지 확보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제네시스 G80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더 뉴 그랜저의 상품성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과 직접 비교될 정도로 향상됐다.
고급 소파를 연상시키는 카우치 패턴 시트와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간접조명,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아티장 버건디’ 실내 컬러는 감성 품질 측면에서 ‘준 제네시스급’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소재의 고급감이나 마감 처리 역시 이전 모델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는 국산 대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G80의 잠재 고객을 그랜저가 흡수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합리적인 가격에 G80 못지않은 고급감과 최신 사양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단순히 그랜저의 상품성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국산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중요한 모델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