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럽과 일본 시장을 누볐던 중형 세단의 귀환. 토요타 캠리보다 커진 차체와 500km 주행거리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
중국 둥펑닛산의 전기차를 기반으로 필리핀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한때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닛산의 중형 세단 ‘프리메라’가 약 19년 만에 전기차로 부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0년 첫 등장 이후 2007년 단종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이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부활은 단순한 재출시가 아닌, 차체 크기, 파워트레인, 그리고 시장 전략까지 모든 것이 바뀐 완전한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새로운 프리메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필리핀 에너지부 등록 문서에서 ‘프리메라’라는 모델명이 확인되면서 부활설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19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오는 만큼, 차량의 성격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완전히 탈바꿈했다.
캠리보다 커진 압도적인 차체
새로운 프리메라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차체 크기다. 공개된 제원에 따르면 전장 4,930mm, 휠베이스 2,915mm에 달한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토요타 캠리보다 클 뿐만 아니라, 국내 중형 세단의 대표주자인 현대 쏘나타나 기아 K5보다도 긴 전장을 자랑한다. 사실상 준대형급에 가까운 체급으로 격상된 셈이다.
이를 통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상품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 날렵하고 탄탄한 주행 성능으로 주목받았던 프리메라가 이제는 공간 활용성까지 갖춘 전천후 전기 세단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내연기관과 작별 순수 전기차로 변신
이름만 계승했을 뿐, 심장은 완전히 새로워졌다. 신형 프리메라는 내연기관을 완전히 배제하고 100% 순수 전기차로 개발된다. 최고출력 약 215마력, 최대토크 305N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와 6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약 500km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폭발적인 성능보다는 일상 주행에서의 효율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설정이다. 매일 출퇴근과 주말 나들이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과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닛산의 의지가 엿보인다.
중국 플랫폼 기반 글로벌 시장 정조준
이번 프리메라의 또 다른 특징은 중국 합작사인 둥펑닛산의 전기 세단을 기반으로 제작된다는 점이다. 이는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고, 이미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 역시 기존 중국형 모델의 구성을 대부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닛산은 필리핀 시장을 시작으로 신형 프리메라를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프리메라’라는 인지도 높은 이름을 다시 꺼내든 것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