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래의 상징이었던 스티어링 휠 터치 패드가 결국 바뀐다.

하이퍼스크린을 유지하면서도 벤츠가 아날로그 조작감을 되살리는 진짜 이유.

S클래스 / 벤츠


자동차 실내를 가득 채웠던 대형 터치스크린의 시대에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모든 것을 화면에 담아내던 흐름 속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다. 핵심은 브랜드의 상징이 된 ‘하이퍼스크린’을 유지하면서도, 운전자의 손끝 감각을 되살릴 ‘물리 버튼’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는 2년 넘게 이어진 ‘고객 피드백’이 만든 의미 있는 변화다. 그렇다면 벤츠가 그리는 미래의 실내는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벤츠는 하이퍼스크린을 포기하는가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벤츠는 폭스바겐이나 아우디처럼 스크린을 줄이는 흐름에 동참하지 않는다. 하이퍼스크린으로 대표되는 대화면 전략은 벤츠의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보만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넘어, 실내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경험 공간으로 만드는 핵심 장치인 셈이다.

화면 속에 가족사진을 띄우거나 개인화된 테마를 설정하는 등, 차량은 이동 수단을 넘어 사용자의 취향과 기억을 담는 공간으로 진화한다. 벤츠에게 하이퍼스크린은 포기할 수 없는 기술적 자부심이자, 디지털 시대의 고급감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언어다.

2027 GLE 실내 / 벤츠


고객의 목소리가 되살린 물리 버튼의 가치



이번 변화의 핵심은 스티어링 휠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래적인 인상을 주었던 터치식 햅틱 패드는 실제 운전자들로부터 직관적이지 않고 조작이 불편하다는 불만을 샀다. 만약 당신의 차에 있는 모든 버튼이 터치스크린 안으로 사라진다면, 운전 중 공조장치를 조절하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하지 않은가.

결국 벤츠는 고객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아날로그 롤러 컨트롤을 다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순한 과거 회귀가 아니다. 운전 중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손끝 감각만으로 기능을 제어하는 것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기술 과시보다 실제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하겠다는 벤츠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형 화면과 물리 버튼, 역할 분담이 시작됐다



2027 GLB 실내 / 벤츠


벤츠의 해법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시각적 즐거움과 개인화 설정처럼 눈으로 즐기는 기능은 대형 스크린이 담당하고, 주행 중 즉각적인 조작이 필요한 핵심 기능은 물리 버튼에 맡기는 ‘블렌디드 전략’에 가깝다. 역할 분담을 통해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화면만 가득한 실내는 미래적이지만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버튼만 늘리면 디지털 경험이 약해진다. 벤츠는 이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영리한 균형점을 찾고 있다. 손으로 다루는 기능과 눈으로 즐기는 기능을 명확히 나누는 것, 이것이 앞으로 벤츠 인테리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벤츠의 이번 결정은 기술의 후퇴가 아닌 진화다. 하이퍼스크린이 주는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은 그대로 가져가되, 사용자가 가장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을 정확히 개선했다. 앞으로 벤츠의 실내는 화면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고급감과 손끝으로 느끼는 아날로그 조작감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향으로 완성될 것이다.

마이바흐 S클래스 / 벤츠


S클래스 실내 / 벤츠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