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하이리무진의 대안으로 떠오른 두 대의 프리미엄 미니밴, 현대 스타리아와 토요타 알파드.
전기차의 정숙성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 사이에서 법인 리스 시장의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은 오랫동안 ‘높은 지붕’이 상징이었다.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넉넉한 머리 공간을 얻는 대신, 낡은 건물의 지하 주차장 진입을 포기해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했다.
따스한 5월, 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더 이상 지붕의 높이가 아닌, 전동화의 정숙성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내세운 경쟁자들이 등장한 것이다. 과연 어떤 모델이 새로운 기준을 세우게 될까.
현대차가 내놓은 ‘더 뉴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은 전동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무진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6인승 VIP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하이루프 없이도 전장 5,255mm, 휠베이스 3,275mm의 광활한 차체를 기반으로 넉넉한 실내를 확보했다.
핵심은 2열이다. 세미 애닐린 가죽으로 마감된 이그제큐티브 시트는 전동 리클라이닝과 릴랙션 틸팅은 물론, 원터치 릴랙션과 자세 메모리 시스템까지 갖춰 의전용 차량의 성격을 명확히 한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은 VIP의 휴식을 보장하는 강력한 무기다.
지붕 높이 대신 전동화 정숙성을 택하다
그렇다면 스타리아가 제시하는 프리미엄의 가치는 무엇일까. 바로 ‘이동하는 집무실’의 완성이다. 전기차의 강점인 소음·진동 억제는 탑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이나 업무 집중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가격은 8,787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친환경 이미지를 중시하는 법인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는 토요타의 26년형 알파드 프리미엄은 ‘접근성’과 ‘효율’을 앞세웠다. 기존 이그제큐티브 트림보다 약 1,400만 원 저렴한 8,678만 원에 출시되며 가격 문턱을 크게 낮췄다.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과는 불과 109만 원 차이다.
알파드는 전장 5,005mm로 스타리아보다 250mm 짧다. 이는 복잡한 도심 주행이나 주차 환경에서 운전자에게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2열에는 나파가죽 독립형 캡틴시트와 안마 기능 등을 탑재해 고급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3열 이동 편의성까지 개선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효율성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하이브리드
토요타의 선택은 단연 하이브리드다.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스템 총출력 250마력과 복합연비 13.5km/L를 달성했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법인 고객 입장에서 충전 스트레스 없이 안정적인 효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제안이다.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위해 진동 방지 고무 부싱과 감응형 쇼크업소버를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결국 두 모델의 경쟁은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이 ‘높이’로 공간을 확보했다면, 스타리아는 ‘길이’와 ‘전동화’로, 알파드는 ‘효율’과 ‘합리적 패키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만약 당신이 장거리 운행이 잦고 충전 인프라가 부담스럽다면 알파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도심 내 VIP 의전이 주 목적이고 전기차의 친환경 이미지와 정숙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스타리아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단 109만 원 차이, 법인 시장의 진짜 고민
이처럼 109만 원이라는 근소한 가격 차이는 오히려 두 차량의 성격을 더욱 명확하게 만든다. 법인 리스 시장의 구매 담당자들은 이제 단순한 차량 크기나 옵션을 넘어, 운행 환경과 목적, 그리고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은 더 이상 하나의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지붕의 높이가 아닌, 좌석의 안락함과 에너지 방식이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두 거인의 정면 승부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