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맵 라이팅과 패스트백 실루엣의 진화, 기아가 그리는 ‘테크니컬 럭셔리’의 청사진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은 파워트레인 대격변. 1.6 터보 하이브리드 강화와 함께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탑재설까지 흘러나온다.

2026년 5월,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절대 강자 현대 그랜저의 독주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 기아 K8의 차세대 모델에 대한 소문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8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형 K8은 단순한 세대 변경을 넘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평가다.

핵심 변화의 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아의 최신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외관, 하이브리드와 EREV를 아우르는 전동화 전략, 그리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한 실내 공간의 혁신이다. 과연 기아는 이 세 장의 카드를 통해 그랜저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스타맵 라이팅과 더 커진 차체, 그랜저를 압도할까



예상도를 통해 본 신형 K8의 얼굴은 파격 그 자체다. EV9과 K4를 통해 선보였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한층 얇고 정교하게 다듬어져 전면부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모델의 상징이던 대형 프레임리스 그릴은 크기를 대폭 줄이거나 전기차처럼 폐쇄형 디자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수직형 램프 구조는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극대화한다.

측면 실루엣은 기존의 유려한 패스트백 스타일을 계승한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현행(2,895mm)보다 크게 늘어난 2,950mm 이상을 확보, 한층 웅장한 존재감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는 실내 공간의 확대로도 이어진다. 후면부 역시 좌우로 길게 뻗은 초슬림 LED 테일램프로 마무리해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넘어 EREV까지, 파워트레인 대대적 수술



단순히 겉모습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다. 이번 풀체인지의 핵심 승부처는 바로 파워트레인의 대대적인 개편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신형 K8의 라인업을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할 계획이다.

주력으로 자리 잡을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총출력 230마력, 복합연비 18km/L 이상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5리터 하이브리드 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추가해 선택지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장 주목받는 시나리오는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시스템의 탑재다.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이 방식이 적용된다면, K8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실내 공간의 변화 역시 극적이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에는 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OS’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최신 기술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2열 탑승객을 위한 VIP 패키지 강화 등 고급감을 높이는 시도도 예상된다.

가격 인상 불가피, 소비자의 지갑을 열 전략은

문제는 가격이다. 이 모든 변화는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행 K8의 가격대가 3,679만 원에서 5,243만 원(하이브리드)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신형은 시작 가격이 4,000만 원대 초반으로 오를 것이 유력하다. 최상위 트림은 6,000만 원 중반에 육박할 수도 있다.

만약 현재 K8 하이브리드 구매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약 2년 뒤 등장할 풀체인지 모델의 가격 인상 폭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는 핵심 옵션을 묶은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신설하는 등 가격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신형 K8은 ‘그랜저의 대체재’가 아닌 ‘그랜저를 넘어서는 대안’을 목표로 한다. 미래지향적 디자인, EREV까지 염두에 둔 전동화 전략, 플레오스 OS 기반의 혁신적 실내 공간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준대형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2028년, K8이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