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가격 인상 아니다? 역대급 상품성으로 무장
수입차 할인 공세 속 현대차의 자신감, 과연 통할까
현대자동차의 대표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만, 그 방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역대급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동시에, 너무 올랐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핵심은 ‘가격 인상’과 ‘상품성’, 그리고 경쟁자로 떠오른 ‘제네시스’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단순히 비싸졌다고만 평가하기엔 그랜저의 변화 폭이 상당하다. 오히려 이번 가격 정책에는 현대차의 숨은 자신감이 엿보인다. 과연 소비자들은 이 자신감을 납득할 수 있을까.
하이브리드 모델이 5천만원? 가격표 다시 보니
가장 큰 논란은 역시 가격이다. 신형 그랜저의 시작 가격은 가솔린 2.5 모델이 4185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4864만원부터다. 이전 모델 대비 트림에 따라 최대 510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주력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사실상 5000만원 시대에 진입했다.
여기에 선호도 높은 옵션을 몇 가지 추가하면 실구매가는 6000만원에 육박한다. 만약 당신이 5천만원대 예산으로 패밀리 세단을 고민 중이라면, 선택지에 그랜저와 함께 다른 이름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국민 세단’이라는 수식어와는 조금 멀어진 숫자다.
가격 인상의 근거, 완전히 달라진 상품성
하지만 현대차는 이번 가격 인상에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신형 그랜저는 ‘사실상 풀체인지급’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핵심은 완전히 새로워진 사용자 경험에 있다.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AI 기반 음성 비서 ‘글레오 AI’가 대표적이다. 실내에는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고, 2열 리클라이닝 및 통풍 시트 등 고급 사양도 대거 추가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차세대 시스템을 적용해 효율과 주행 성능을 모두 개선했다.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 강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결국 선을 넘었다는 평가, 제네시스와의 저울질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시장에서는 그랜저의 포지션 자체가 프리미엄 세단 영역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가격이면 제네시스 G80을 고민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더 이상 그랜저가 ‘가성비’로 접근하는 차가 아님을 의미한다. 최근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는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수입차와의 가격 격차도 크게 줄었다. 현대차가 그랜저를 통해 국산차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시도인지, 아니면 과도한 자신감의 표출인지는 앞으로의 판매량이 증명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