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와 정면승부 예고, 3열 없는 5인승 SUV의 자신감
화웨이 자율주행 기술과 CATL 최신 배터리 탑재로 상품성 극대화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가 잦아지는 5월,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춘 SUV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중국에서 등장한 한 전기차 SUV가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비결은 압도적인 휠베이스와 화웨이의 첨단 기술, 그리고 ‘5인승’이라는 고집스러운 콘셉트에 숨어있다. 과연 이 차는 국내 패밀리카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주인공은 창안자동차, 화웨이, CATL, 이른바 중국의 ‘어벤져스’가 합작한 프리미엄 브랜드 아바타(Avatr)의 신형 모델 ‘07L’이다. 기존 모델들이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07L은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패밀리카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이름에 붙은 ‘L’은 단순히 길어졌다는(Long) 의미를 넘어, 럭셔리(Luxury)와 라운지(Lounge)의 가치를 담겠다는 포부다.
3열을 버리자 2열의 가치가 보였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에 대한 접근법이다. 아바타 07L의 휠베이스는 2,990mm에 달한다. 거의 3미터다. 전체 길이는 4,910mm로, 국내 대형 SUV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체격이다.
하지만 커진 차체에 3열 시트를 억지로 구겨 넣지 않았다. 대신 모든 공간을 5명의 탑승자, 특히 2열 승객의 편안함에 오롯이 집중했다.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성인 남성이 다리를 편안하게 뻗을 수 있는 레그룸이 확보됐고, 길어진 뒷문과 쿼터 글라스는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덕분에 뒷좌석은 ‘이동식 라운지’라 불릴 만큼 넓고 쾌적한 공간을 확보했다. 만약 당신이 평소 활용도가 낮은 3열 시트 때문에 7인승 SUV 구매를 망설였다면, 이 차의 2열은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자동차인가, 화웨이가 만든 움직이는 IT 기기인가
단지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다. 아바타 07L의 핵심은 화웨이의 기술력에 있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화웨이의 자율주행 브랜드 ‘치앤쿤(Qiankun)’의 최신 기술이 그대로 이식됐다.
차량 지붕에 눈에 띄게 장착된 고성능 라이다(LiDAR)와 차체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센서는 복잡한 도심 주행 환경에서도 주변 상황을 정밀하게 인지하고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B필러에 새겨진 로고는 이 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로 위를 달리는 거대한 스마트 기기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의 최신 배터리가 더해져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인 두뇌(화웨이)와 심장(CATL)을 모두 최고 수준으로 갖춘 셈이다.
외관 디자인 역시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후면부를 가로지르는 풀-위드 테일램프 등 최신 전기차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설계를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기술과 미학의 조화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4천만 원대 가격표, 테슬라를 정조준하다
새로운 강자의 등장은 기존 시장을 긴장시킨다. 아바타 07L은 테슬라 모델 Y나 지커 007 등 쟁쟁한 모델들을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중국 현지에서 공개된 예상 시작 가격은 25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4,700만 원 수준이다.
탑재된 최첨단 기술과 넉넉한 공간을 고려하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이다. 과거 ‘가성비’로만 평가받던 중국 전기차의 수준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강자 화웨이의 가세는 중국 프리미엄 SUV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제조사들 역시 이러한 도전에 맞설 차별화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