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km 넘는 주행거리에 우주선을 닮은 실내까지 갖췄다
프리미엄 시장 정조준한 중국산 SUV, 국내 상륙도 임박했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또 한 번의 기록이 나왔다.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내놓은 대형 SUV가 출시 반나절 만에 2만 5천 대에 육박하는 계약고를 올린 것이다. 놀라운 초기 판매량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주행거리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상품성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어떤 차이길래 시장이 이토록 뜨겁게 반응하는 것일까.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Xpeng)이 공개한 플래그십 SUV ‘GX’다. 샤오펑은 GX 출시 후 단 12시간 만에 확정 주문 2만 4863대를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순 사전계약이 아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확정 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X의 가격은 27만 9800위안부터 시작해 35만 9800위안까지 책정됐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6100만 원에서 7900만 원에 이르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1585km, 주행거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한 번 충전과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샤오펑 GX가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이 상식을 뛰어넘는 주행거리다. 파워트레인은 순수 전기차(B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두 가지로 운영된다.
특히 EREV 모델은 1.5리터 터보 엔진을 발전기로 활용하고 듀얼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이다. 배터리만으로는 최대 43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엔진까지 가동하면 총주행거리는 1585km(CLTC 기준)까지 늘어난다. 이는 현재 시판되는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순수 전기 모델 역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50km 주행이 가능하다.
단순 가성비를 넘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했다
파격적인 주행거리만이 전부는 아니다. GX는 전장 5265mm, 휠베이스 3115mm에 달하는 초대형 차체를 자랑한다. 외관은 공기저항을 줄인 유선형 디자인에 플로팅 루프, 히든 도어핸들 등을 적용해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는 더욱 파격적이다. 17.3인치 3K 초슬림 디스플레이와 독특한 형태의 ‘코스믹 파일럿’ 스티어링 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열에는 독립형 제로 그래비티 시트를 탑재해 항공기 1등석 못지않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33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사운드 시스템까지 더해져 이동하는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놀라운 판매량이 증명하는 중국 시장의 변화
샤오펑 GX를 향한 폭발적인 반응은 단순히 차 한 대의 성공을 넘어선다. 전체 주문의 80% 이상이 최고급 트림인 ‘울트라’에 집중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저렴한 차’가 아닌, 제대로 된 ‘프리미엄 차’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샤오펑은 지난해 보급형 모델의 성공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지만, 올해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이번 GX의 성공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 차량이 비슷한 가격대로 국내에 들어온다면, 패밀리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단순 가성비를 넘어 기술력과 고급감을 무기로 프리미엄 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도 긴장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