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수치 경쟁에서 벗어나 탑승자의 감성적 만족을 극대화한 벤틀리의 새로운 시도.

장인 정신과 독창적 디자인으로 완성된 이 SUV의 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EWB 샬레 에디션 / 사진=벤틀리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공식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최고 출력이나 제로백 같은 수치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대신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적 만족’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장인정신’, 그리고 소유의 가치를 높이는 ‘희소성’이 새로운 성공 기준으로 떠올랐다. 최근 공개된 벤틀리의 한정판 모델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과연 이 새로운 접근은 까다로운 최상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벤틀리 벤테이가 EWB 샬레 에디션은 숫자로 표현되는 성능보다 탑승자가 차 안에서 느끼는 경험에 집중한다.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 차량을 재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과시적인 소비보다 조용한 가치를 중시하는 부유층의 취향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능이 아닌 가치로 승부수를 띄우다



EWB 샬레 에디션 / 사진=벤틀리


차량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길어진 휠베이스가 선사하는 광활한 공간감이 먼저 다가온다. 특히 독립된 4인승 시트 구성은 이 차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장거리 여정에서도 탑승자의 피로를 최소화하며, 마치 고급 리조트의 프라이빗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만약 당신이 주말 장거리 운전 후 녹초가 된 경험이 있다면, 이 공간의 가치를 더욱 절실히 느낄 것이다.

실내를 채운 소재의 조화는 감탄을 자아낸다. 부드러운 천연 새들 가죽과 아늑한 트위드 직물, 그리고 정교한 나뭇결의 리퀴드 앰버 우드 베니어가 어우러져 시각적, 촉각적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헤드레스트에 섬세하게 새겨진 알프스 꽃 자수는 이 모델만이 가진 희소성을 더하는 디자인 포인트다.

60시간의 기다림이 빚어낸 절제된 아름다움



실내에서 경험한 감동은 외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차체를 감싼 ‘라이트 튜더 그레이’ 컬러는 장인의 손길로 무려 60시간 이상의 도색 공정을 거쳐 탄생했다. 그 결과, 거대한 차체가 오히려 부드럽고 우아한 건축물처럼 느껴진다.

은은한 광택의 브론즈 장식과 차체 하단부를 가로지르는 파이어글로우 핀스트라이프 라인 같은 세밀한 요소들도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벤틀리 고유의 정체성은 지키면서도 단조로움을 피한 세련미가 돋보인다.

EWB 샬레 에디션 / 사진=벤틀리


고출력과 첨단 사양이 격돌하는 럭셔리 SUV 시장에서 벤테이가 샬레 에디션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계적 성능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탑승자의 감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차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비스포크 모델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에디션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럭셔리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