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원대 가격에 라이다 센서 기반의 도심 자율주행까지, 파격적인 상품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가 등장했다.
국내 경형 전기차 시장을 이끌던 레이 EV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며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5월의 맑은 날씨만큼이나 활기찼던 국내 경형 전기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기존 강자들의 아성을 단숨에 위협할 만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가격, 동급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첨단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국산차와의 치열한 경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과연 국산차 중심의 견고한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화제의 중심에 선 모델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선보인 ‘시걸(Seagull)’ 2026년형이다. 시걸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상품성을 바탕으로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검증받은 BYD의 주력 엔트리급 전기차다. 이번 신형 출시를 통해 글로벌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분석이다.
1800만 원에 라이다 센서까지, 정말 가능할까
이 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해서가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 ‘디파일럿(DiPilot) 300’의 탑재다. 특히 상위 옵션인 ‘신의 눈 B’ 패키지를 선택하면, 차량 지붕에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착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도심 내 자율주행(City NOA)은 물론, 복잡한 교차로에서의 위험 회피와 신호등 인식까지 수행하는 능력을 갖췄다. 지금까지 수입 고급 세단이나 플래그십 전기차에서나 볼 수 있던 기능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첨단 기능을 포함한 최상위 트림의 가격이 약 1,8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그 가성비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이유다.
실내 구성 역시 보급형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앙에는 12.8인치 고해상도 회전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고, 차세대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디링크(DiLink) 150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쾌적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50W급 고속 무선 충전 패드, 전동 조절 시트와 열선 기능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장비도 빠짐없이 갖췄다. 38.88kWh 용량의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405km(중국 CLTC 기준)를 주행할 수 있어, 일상적인 도심 주행은 물론 주말 나들이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다.
국산차 독점 깨지나, 시장 판도 바꿀 변수
시걸의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BYD는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형 전기 세단 ‘씰’과 소형 해치백 ‘돌핀’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라인업 확장은 예정된 수순이다.
업계에서는 시걸이 수출명 ‘돌핀 미니’로 국내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식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현재 시장을 이끄는 기아 레이 EV,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만약 2천만 원대 초반의 보조금을 적용받은 국산 경차와, 라이다까지 장착한 이 모델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까. 가격과 옵션 경쟁력 면에서 국산 브랜드들이 큰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의 독점 체제가 이어지던 소형 EV 시장에 강력한 ‘메기’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