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국민 세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완전 변신했다.

하지만 4천만 원을 넘는 가격표 앞에 수입차와 저울질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뉴 그랜저 / 사진=현대차


대한민국 대표 세단 그랜저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2026년형 모델은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니다. 현대차가 미래차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공지능(AI) 비서까지 탑재하며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훌쩍 뛰어오른 가격은 예비 구매자들을 깊은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과연 새로운 그랜저는 ‘국민 세단’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외관부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전면부 오버행을 15mm가량 늘리고 보닛을 상어의 코처럼 날렵하게 다듬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현대차의 상징이 된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한층 더 정교해졌고, 세단 최초로 안테나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히든 타입을 적용해 매끈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디자인만 바뀐 게 아니었다, 실내에 숨겨진 진짜 변화



더 뉴 그랜저 / 사진=현대차


기존의 중후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실내 공간에서 드러난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대차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AOS) 기반의 ‘플레오스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 대부분의 물리 버튼을 화면 안으로 통합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 비서 ‘글레오(Gleo)’의 탑재다. “에어컨 제일 시원하게 틀어줘”처럼 평소 대화하듯 말해도 차량 시스템 제어는 물론 실시간 정보 검색까지 수행한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첨단 기능은 인정, 하지만 가격표는 설득력이 있나



모든 혁신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진화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P1, P2 모터를 병렬로 결합해 변속 충격을 없애고 부드러운 가속감을 구현했다. 정차 시 미세한 진동까지 잡아주는 ‘하이브리드 스테이 모드’는 플래그십 세단의 품격을 더하는 요소다.

문제는 가격이다. 더 뉴 그랜저의 시작 가격은 가솔린 2.5 모델이 4,185만 원, 3.5 모델은 4,429만 원부터다. 만약 당신이 4천만 원대 예산으로 세단 구매를 고려한다면, 이 가격이 합리적으로 느껴지는가?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가격이면 렉서스나 독일 브랜드 엔트리 모델을 알아보겠다”는 의견과 “이 정도 체급과 첨단 기능을 갖춘 대체재는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더 뉴 그랜저 / 사진=현대차


40년 헤리티지를 이어온 국민 세단이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거듭나려는 현대차의 야심이 담겨있다. 더 뉴 그랜저의 성공 여부는 결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가치에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인지에 달려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