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 원 넘던 플래그십 SUV, 보조금과 세제 혜택 더하니 실구매가 ‘뚝’
하위 트림이라 무시하면 큰코다친다, 첨단 안전 사양과 편의 기능은 그대로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 8천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는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6월에 접어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높은 가격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심에는 ‘하위 트림’에 대한 재평가, ‘전기차 보조금’ 활용,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 과연 EV9은 수입 전기차 시장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8천만 원 넘던 가격, 어떻게 5천만 원대가 가능해졌나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가장 기본 트림인 ‘라이트 스탠다드’ 2WD 모델이다. 세제 혜택 적용 전 6,428만 원이지만, 혜택을 받으면 권장 소비자가는 약 6,197만 원으로 내려간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5,500만 원)은 넘어서지만, 국고 보조금 50%는 확보했다. 배터리 용량과 효율 등을 고려해 최종 산정된 국고 보조금은 237만 원.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지역별 50만~200만 원)까지 더하면 실구매가는 5,7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사실상 6천만 원의 심리적 장벽을 완전히 허문 셈이다.
하위 트림이라는 편견을 깨는 상품성
혹시 ‘기본 옵션이라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기아는 하위 트림의 상품성을 대폭 강화해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차세대 PE 시스템과 76.1kWh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본이다.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 겨울철 효율을 높이는 히트펌프와 배터리 히팅 시스템, 실내 V2L 콘센트 등 핵심 하드웨어가 모두 기본 탑재됐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등 고급 안전 기술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실내에는 12.3인치 화면 두 개를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1열 통풍·열선 시트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테슬라 모델 Y와 비교되는 결정적 차이
그렇다면 경쟁 모델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 Y와 비교하면 어떨까. EV9이 갖는 가장 큰 무기는 단연 ‘공간’이다. 전장 5미터가 넘는 거대한 차체는 비교 불가한 실내 거주성을 제공한다.
특히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은 운전자라면 EV9의 공간 활용성에 주목할 만하다. 49만 원만 추가하면 2열을 독립 시트로 바꾸는 6인승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빌트인 캠 2 같은 인기 사양도 각각 59만 원에 추가할 수 있어 합리적인 구성이 가능하다.
결국 EV9은 보조금을 통해 5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플래그십다운 상품성과 넓은 공간까지 갖추면서, 패밀리카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가 전동화 대형 SUV 시장에 던진 승부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