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처럼 조용한데 주행거리는 1000km 이상, 국산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 등장
오는 6월 부산모빌리티쇼서 실물 첫 공개, 파격적인 가격 정책 예고
국내 중형 SUV 시장은 사실상 현대차와 기아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이 구도를 뒤흔들 강력한 도전자가 바다 건너에서 온다. 주인공은 글로벌 친환경차 제조사 BYD의 중형 SUV ‘씨라이언 6 DM-i’. 한 번 주유로 1000km를 훌쩍 넘는 주행거리, 3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예상 가격, 그리고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이라는 세 가지 무기를 앞세웠다. 과연 이 낯선 이름의 SUV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BYD코리아는 오는 6월 26일 개막하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씨라이언 6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상품성을 검증받은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000km 넘게 달리는데 정말 3천만원대인가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가격이다. 씨라이언 6의 유럽 판매 가격은 약 4만 5,000유로, 한화로 7,9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가격표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을 책정, 3천만 원대 후반에 출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3,800만 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면, 이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현재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이 3,700만 원대 후반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쏘렌토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라면, 수입 브랜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엔진이 있는데 왜 전기차 같다고 할까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차가 아니다. 씨라이언 6의 핵심은 BYD의 독자적인 ‘슈퍼 DM(Dual Mode)’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있다. 이 시스템은 일반 하이브리드와 개념이 조금 다르다. 주행의 약 90%를 전기모터가 책임지고,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주로 배터리 충전을 돕는 발전기 역할을 한다. 힘이 필요할 때만 주행에 개입한다.
결과적으로 운전자는 전기차와 거의 흡사한 주행감을 경험하게 된다. 출발부터 고속 영역까지 매끄러운 가속과 뛰어난 정숙성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연료탱크 60리터와 18.3kWh 배터리를 가득 채우면 최대 1,060km(기본형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의 장거리 운행 능력을 결합한 것이다.
쏘렌토와 직접 비교, 패밀리카로 충분할까
패밀리 SUV로서의 기본기도 탄탄하다. 씨라이언 6의 차체 크기는 전장 4,775mm, 전폭 1,890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765mm다. 기아 쏘렌토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약간 작지만, 실내 공간 활용성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거의 비슷해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25리터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40리터까지 확장된다. 유모차나 캠핑 장비처럼 부피가 큰 짐을 싣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V2L(Vehicle to Load) 기능과 18kW DC 고속 충전까지 지원해 야외 활동에서의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씨라이언 6는 분명 매력적인 상품성을 갖췄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국산 하이브리드 SUV가 양분하던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은 충분하다. 모든 것은 7월 공개될 최종 가격표에 달려있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실제 소비자들의 평가는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