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누적 판매 65만대 돌파, 혼다·현대와 벌이는 치열한 3파전

2027년형 2세대는 1000km 주행 가능한 터보 하이브리드로 등장 예고

텔루라이드 / 기아


국내 소비자에겐 이름만 익숙한 차가 있다. 매년 11만 대 이상 팔려나가며 북미 시장을 뒤흔든 기아 텔루라이드 이야기다. 이 성공적인 대형 SUV가 유독 한국 땅을 밟지 못하는 배경에는 압도적인 판매량, 북미 시장의 특수성, 그리고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얽혀있다. 그 속사정은 간단치 않다.

텔루라이드는 2019년 북미 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기아의 존재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온 가족이 타는 ‘패밀리카’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년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수상은 이러한 상품성을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사건이었다.

팰리세이드마저 넘어선 압도적 판매량, 비결은



텔루라이드 실내 / 기아


어떻게 이런 성공이 가능했을까. 숫자가 그 답을 보여준다. 2023년 한 해에만 북미에서 약 11만 765대가 팔렸다. 이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수준이다. 2024년 기준으로는 경쟁 모델인 현대 팰리세이드보다 5,449대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혼다 파일럿과 2-3위권 경쟁을 벌였다. 미국 내 누적 판매량은 이미 65만 대를 훌쩍 넘어섰다.

만약 당신이 미국에서 7인승 이상 패밀리카 구매를 고민한다면, 텔루라이드는 가장 먼저 고려할 선택지 중 하나다. 이는 텔루라이드가 단발성 흥행 모델이 아니라, 북미 대형 SUV 시장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기아 브랜드 이미지를 바꾼 결정적 한 방



텔루라이드의 진정한 가치는 판매량을 넘어선다. 이 차 한 대로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 ‘가성비’ 꼬리표를 떼고 ‘프리미엄급 패밀리카’ 브랜드로 이미지를 격상시켰다.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상품성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추며 중산층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브랜드 신뢰는 스포티지, EV9 등 다른 기아 모델의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텔루라이드가 북미 시장에서 단단하게 쌓아 올린 기반 위에서 다른 차종들이 날개를 단 셈이다. 그야말로 기아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텔루라이드 / 기아


2세대 모델, 1000km 주행 가능한 하이브리드로 온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2027년형 2세대 텔루라이드로 향한다. 신형 모델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최고출력은 약 329마력에 달하며, 복합연비는 35mpg(약 14.8km/L) 수준으로 거론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1회 주유로 약 1,025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장거리 가족 여행이 잦은 북미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관통하는 제원이다. 여기에 생성형 AI 음성 비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2열 전동식 캡틴 시트,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X-Pro까지 더해져 상품성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리는 텔루라이지만, 기아는 여전히 국내 공식 판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여기에는 국내의 세금 구조와 좁은 도심 주차 환경이 대형 SUV에 불리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있다. 또한 팰리세이드, 카니발 등 강력한 내수 모델과의 판매 간섭 현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소비자로서는 아쉬운 대목이지만, 텔루라이드의 성공이 기아 브랜드 전체의 가치를 높였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텔루라이드 / 기아


텔루라이드 실내 / 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