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투입한 전기 CLA, 중국 맞춤 전략에도 판매량은 바닥
구원투수로 나선 신형 전기 GLC, 화웨이·샤오펑 등과 정면 승부 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전동화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지 시장을 겨냥해 야심 차게 내놓은 순수 전기차가 예상 밖의 판매 부진을 겪으며 다음 행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벤츠는 중국 맞춤 전략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전기 CLA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신형 전기 GLC를 구원투수로 내세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벤츠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맞춤 전략에도 판매량은 처참했다
벤츠는 지난해 11월 순수 전기 CLA를 출시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의 AI 언어 모델을 운영체제에 적용하고, 현지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 협력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를 거쳤다.
올해 4월에는 가격을 22만 9,000위안(약 4,300만 원)까지 낮춘 보급형 모델까지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월 판매량은 각각 21대, 358대, 52대, 161대에 그쳤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누적 판매량 탓에 현지에서는 생산 중단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분위기 반전 카드는 신형 전기 GLC
궁지에 몰린 벤츠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신형 전기 GLC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7월 8일 공식 출시를 앞둔 이 모델은 벤츠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MB.EA)을 적용한 첫 번째 SUV다. 800V 초고전압 시스템과 최신 전기 구동계를 탑재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중국 시장을 위해 휠베이스를 3,027mm까지 늘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에는 39.1인치에 달하는 MBUX 하이퍼스크린과 AI 음성 비서, 조건부 자율주행(L3) 기능까지 지원한다. 시작 가격은 34만 9,000위안(약 6,600만 원)부터 책정됐다. 만약 당신이 이 가격대의 전기차를 고려한다면, 선택지는 중국 현지 브랜드까지 넓어진다.
토종 브랜드 공세에 벤츠의 고민은 깊어진다
문제는 더욱 치열해진 시장 환경이다. 벤츠가 GLC 출시를 준비하는 동안 중국 전기차 시장은 현지 브랜드들이 완전히 장악했다. 화웨이와 손잡은 아우디, 차세대 모델을 준비 중인 BMW 등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위협적이다.
리오토, 니오, 샤오펑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이미 높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츠의 지난 5월 중국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9%나 급감하며 위기감을 더했다. 전기 CLA의 부진에 이어 전기 GLC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벤츠의 중국 전동화 전략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