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보조금의 이면, ‘반값 넥쏘’의 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따로 있다

720km 주행거리와 압도적 공간감, 하지만 모든 운전자에게 정답은 아니었다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현대차 ‘디 올 뉴 넥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제혜택 후 7,643만 원이라는 가격표만 보면 고개를 젓게 되지만, 실상은 다르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이 파격적인 가격의 배경에는 막대한 ‘보조금’이 있다. 그러나 최종 ‘실구매가’는 거주 지역과 ‘인프라’라는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져 예비 구매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보조금이 실구매가를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현대 넥쏘의 가격을 극적으로 낮추는 핵심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올해 수소전기차에 책정된 국고 보조금은 2,250만 원이다. 여기에 지역별 지자체 예산이 더해지면서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전남 보성군의 경우, 국고 보조금에 지자체 지원금까지 합쳐 총 3,950만 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차량 가격 7,643만 원에서 보조금을 빼면 최종 실구매가는 3,693만 원이 된다. 7천만 원대 프리미엄급 SUV를 준중형 내연기관 SUV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720km 주행거리가 아빠들의 고민을 덜어준다

가격뿐만 아니라 상품성 자체도 진화했다. 신형 넥쏘는 11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150kW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0Nm의 힘을 발휘한다. 1회 수소 완충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720km에 달한다.

전장 4,750mm, 휠베이스 2,790mm의 넉넉한 차체는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매일 왕복 60km 이상을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유류비와 주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생긴 셈이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차박 캠핑을 떠나기에도 충분한 공간과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파격적인 가격 뒤에 숨은 인프라의 명암



하지만 ‘반값 넥쏘’는 모두에게 허락된 기회가 아니다. 가장 큰 장벽은 지역별 보조금 격차와 수소 충전 인프라의 한계다. 보성군과 달리 서울시의 지자체 보조금은 700만 원에 그친다. 이 경우 총 보조금은 2,950만 원으로 줄어 실구매가는 4천만 원 중후반대로 뛴다.

더 큰 문제는 충전 스트레스다. 아무리 주행거리가 길어도 집이나 직장 동선에 수소 충전소가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또한 지자체별 수소차 보조금 예산은 한정되어 있어,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계약 전 반드시 거주지의 보조금 규모와 충전소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동선 내 충전소가 있고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넥쏘는 싼타페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압도하는 선택지다. 반면 충전이 또 하나의 업무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