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9만원 기본형 아닌 상위 트림에 계약 몰린 현상, 단순 가성비 전략 아니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가격과 사양 조합으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 설득 성공
낯선 중국 브랜드의 전기 SUV가 국내 시장에서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커코리아의 중형 SUV 7X가 그 주인공이다. 사전예약 시작 한 달 만에 1,000대를 넘기는 초기 성과를 냈는데, 이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공개된 가격표와 트림별 사양 구성,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 패턴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시장의 초기 반응은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가치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가격표는 3개로 나눠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지커 7X의 초반 흥행은 치밀하게 설계된 가격 전략에서 출발한다. 5,29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는 동급 수입 전기 SUV가 통상 6,000만원대 이상에서 시작하는 점과 비교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 하지만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모델은 아니다.
7X는 프로(5,299만원), 맥스(5,999만원), 울트라(6,999만원) 등 세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각 트림 간 가격 차이는 700만원에서 1,000만원 수준으로, 소비자는 예산과 필요에 따라 명확한 선택이 가능하다.
이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와 고성능, 고급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를 모두 공략하려는 의도다. 프로와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의 가격 차이는 1,700만원에 달하지만, 그만큼 배터리 종류와 구동 방식, 성능에서 뚜렷한 차이를 뒀다.
오히려 상위 트림에 수요가 집중된 배경
사전예약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기본형인 프로보다 맥스와 울트라 트림에 수요가 몰렸다는 점이다. 이는 지커 7X가 단순한 ‘가성비 전기차’로만 소비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맥스 트림은 100kWh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83km(국내 상온 복합 인증 기준)라는 넉넉한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최고출력 421마력의 후륜 구동으로 성능과 효율의 균형을 맞췄다.
최상위 트림인 울트라는 성능에 집중한다. 듀얼 모터 사륜구동 방식으로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72.4kg·m의 강력한 힘을 낸다. 주행거리는 440km로 맥스보다 짧지만, 에어서스펜션까지 기본 탑재해 고급스러운 승차감까지 제공한다. 장거리 운행이 잦다면 맥스를, 압도적인 성능을 원한다면 울트라를 고민해볼 수 있는 구도인 셈이다.
트림별 역할 분담과 남은 과제
상위 트림이 판매를 견인하는 동안, 기본형인 프로 트림은 브랜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75kWh LFP 배터리를 탑재해 5,000만원대 초반이라는 가격을 실현, 수입 전기 SUV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지커코리아는 오는 15일까지 사전예약 혜택을 이어가며 초반 흥행 열기를 유지할 계획이다. 트림에 따라 프리미엄 컴포트 패키지 100만원 할인이나 냉온장고 무상 장착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이제 관건은 1,000대가 넘는 사전예약이 실제 출고로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하반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과 함께 브랜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7X의 최종 성적표를 결정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