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형 SUV 시장의 상징이었던 디젤 엔진, 강화된 규제와 전동화 흐름 속에서 조용히 막을 내린다.

재고 물량에 붙는 할인 소식에 마지막 구매를 고민하는 운전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기아 쏘렌토 / 기아


한때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상징과도 같았던 디젤 모델이 24년 만에 생산을 멈췄다. 기아 쏘렌토 2.2 디젤 엔진이 그 주인공으로, 신규 생산 없이 남은 재고만 판매되는 사실상의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전산상 차종 코드까지 영구 미사용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급격히 달라진 판매 비중과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그리고 제조사의 전동화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하나의 엔진이 사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힘과 고속도로 실연비를 기억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기아 쏘렌토 / 기아


판매 비중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시장의 흐름은 이미 숫자가 증명하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쏘렌토 전체 판매량에서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5.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전년 대비 1.7%p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같은 기간 판매 비중이 79.6%까지 치솟으며 소비자 10명 중 8명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셈이다. 2.5 가솔린 터보 모델 역시 14.9%로 비중이 줄어들며, 시장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하이브리드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기아 쏘렌토 2.2 디젤 단종 / 기아


규제와 전동화 전략이 디젤의 운명을 결정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는 디젤 단종을 앞당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실도로 주행 배출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후속 유로 규정 도입까지 예고되면서, 후처리 시스템 유지에 드는 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제조사의 전동화 전략과도 맞물린다. 해당 브랜드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중심의 라인업 확대를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이미 플래그십 SUV의 V6 디젤 엔진은 지난해 단종됐고, 대형 미니밴 역시 연식변경을 거치며 디젤 트림을 삭제하는 등 디젤과의 결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기아 쏘렌토 / 기아


남은 재고 물량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생산 시기에 따라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수준의 현금 할인이 적용되고 있어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기본 가격 자체도 하이브리드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만약 당신이 장거리 고속 주행이 잦거나 캠핑 트레일러 등 견인이 필요한 운전자라면, 저회전 고토크를 발휘하는 디젤의 실용성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다만, 디젤 특유의 유지관리 부담과 중고차 시장에서의 선호도 변화는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기아 쏘렌토 스마트스트림 2.2 디젤 엔진 / 기아


기아 쏘렌토 실내 / 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