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 20만대 팔리던 베스트셀러의 쓸쓸한 퇴장

SUV 선호 현상에 밀려…닛산, 세단 대신 하이브리드·전기차에 집중



닛산의 대표 중형 세단 ‘알티마’가 34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단종 수순을 밟는다. 한때 북미 시장에서 연 20만 대 이상 팔리던 베스트셀러의 퇴장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판매 부진과 시장의 무게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넘어간 현실, 그리고 회사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34년 장수 모델의 단종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결정적 이유는 판매량, 반등 기회 못 찾아





알티마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판매량이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2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굳건한 입지를 자랑했지만, SUV 선호 현상이 거세지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꺾였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9만 2,809대까지 주저앉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4만 2,288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9%나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총판매량은 8만 5천 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준중형 세단 센트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7만 5,549대가 팔리며 알티마를 크게 앞질렀다. 닛산은 사실상 센트라가 앞으로 세단 수요를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단 지우고 SUV·하이브리드로 체질 개선





알티마 단종은 닛산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이다. 닛산은 올해 수익성이 낮은 모델 11종을 정리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알티마와 함께 미쓰비시 아웃랜더 기반의 로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단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내연기관 세단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라면 선택지가 또 하나 줄어든 셈이다.

닛산은 비워진 자리를 SUV와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POWER’로 채운다. 북미 시장에 신형 프론티어와 엑스테라 같은 바디 온 프레임 SUV를 준비 중이며, 3열 SUV와 인피니티 신차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로그 PHEV의 빈자리는 연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로그 e-POWER가 대체한다. 전기 SUV 아리야의 미국 시장 재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4년 역사의 알티마 퇴장은 세단 시대의 종언과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을 동시에 보여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