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돌아온 플래그십 미니밴, 3세대 e-파워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토요타 알파드가 장악한 고급 미니밴 시장에 닛산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은 사실상 기아 카니발과 토요타 알파드가 양분해왔다. 뚜렷한 대안이 없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판을 예고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약 1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닛산의 플래그십 미니밴, 신형 ‘엘그란드’가 그 주인공이다.
엘그란드는 기존 강자들과는 다른 무기를 들고나왔다. 핵심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독특한 방식의 **e-POWER 시스템**, 그리고 일본 특유의 감성을 담은 **고급감**이다. 이 세 가지 요소의 조합이 과연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6천만 원대 가격, 알파드와 정면 승부
토요타 알파드가 1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닛산의 가격 정책은 주목할 만하다. 신형 엘그란드의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은 689만 7,000엔(약 6,300만 원)에서 시작한다. 최고급 VIP 트림의 가격도 869만 8,800엔(약 7,96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지목되는 알파드보다 확실히 낮은 가격대다. 1억 원대 수입 미니밴이 부담스럽거나, 국산 미니밴의 대안을 찾던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열린 셈이다. 닛산은 이 가격대를 통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진은 발전에만, 바퀴는 100% 모터로
파워트레인 구성은 엘그란드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새롭게 개발된 3세대 **e-POWER 시스템**은 기존 하이브리드와 구동 방식이 다르다. 신형 1.5리터 터보 엔진은 바퀴를 굴리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고 오직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실제 차량 구동은 100%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덕분에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충전에 대한 부담이 없다. 내연기관의 장점과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독특한 방식이다.
여기에 최신 사륜구동 시스템인 e-4ORCE가 더해져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앞뒤 모터를 정교하게 제어해 가속과 감속 시 차체 쏠림을 줄이고,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까지 적용해 승차감을 극대화했다.
일본 전통미 살린 고급감이 핵심
신형 엘그란드는 ‘프라이빗 자기부상열차’라는 콘셉트 아래 **고급감**을 강조했다. 외관은 일본 전통 공예인 ‘쿠미코’ 패턴을 적용한 대형 그릴로 웅장함을 표현했고, 차체 크기를 키워 당당한 비율을 완성했다.
실내는 ‘프라이빗 라운지’를 지향한다. 일본 시장 최초로 적용된 14.3인치 통합 디스플레이와 우드 트림, 64색 앰비언트 라이트가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 좌석에 무중력 자세를 구현하는 제로 그래비티 시트를 기본 적용했고, 2열은 성인이 편하게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과 듀얼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한다.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BOSE 22스피커 오디오 시스템과 1500W 외부 전원 공급 기능 등을 갖췄다. 7명이 모두 탑승한 상태에서도 기내용 캐리어 7개를 실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 공간은 이 차의 실용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국내 프리미엄 미니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닛산 엘그란드의 출시는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변수로 작용한다. 독특한 시스템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닛산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