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필러 없는 슬라이딩 도어, 700km 주행거리와 400마력 성능까지

국산 하이브리드 미니밴과 정면 승부 예고, 관건은 ‘안전’과 ‘실제 가격’

믹스 / 지커


최근 서울 도심에서 포착된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미니밴 ‘믹스(Mix)’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과 기존 미니밴의 상식을 깨는 공간 설계, 그리고 강력한 성능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4천만 원대라는 공격적인 예상 가격은 기아 카니발을 비롯한 국산 패밀리카 시장을 정조준한다. 여기에 B필러를 제거한 독특한 구조와 7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는 단순한 ‘가성비 전기차’를 넘어선다는 평가의 배경이다.

하지만 화려한 제원 뒤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국내 인증 절차와 실제 판매 조건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믹스 / 지커


B필러 없애 얻은 압도적인 공간 개방감



지커 믹스의 가장 큰 특징은 차체 중앙 기둥인 B필러를 과감히 삭제한 설계다. 양쪽 슬라이딩 도어와 앞문을 함께 열면 측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출입구로 변한다. 이는 아이들을 태우고 내리거나 부피가 큰 짐을 실을 때 압도적인 편의성을 제공하는 요소다.

물론 B필러 제거는 측면 충돌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지커 측은 도어 내부에 초고장력 핫스탬핑 강판을 적용해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강성을 보강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내 안전 인증과 실제 충돌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믹스 / 지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현한 100% 평탄한 실내 바닥(플랫 플로어) 역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1열 좌석은 180도 회전이 가능해 2열과 마주 보는 라운지 형태로 바꿀 수 있어, 정차 시 가족을 위한 휴식 공간이나 움직이는 회의실로도 활용 가능하다.

4천만 원대 가격에 700km 주행거리 가능할까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과 직접 경쟁이 예상되는 4천만 원대 가격은 지커 믹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만약 이 가격이 확정된다면, 아이들 통학이나 주말 레저용으로 패밀리카를 고민하던 아빠들의 선택지가 크게 넓어진다. 가격 부담 때문에 미니밴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서 포착된 지커 믹스 / 유튜브 숏카


성능 역시 만만치 않다. 1회 충전 시 최대 700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800V 고전압 시스템을 탑재해 충전 속도를 높여 장거리 이동의 부담을 줄였다. 약 400마력에 달하는 전기모터는 여러 명이 탑승하거나 짐을 가득 실은 상태에서도 여유로운 주행을 보장한다.

다만 700km라는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CLTC)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환경부 인증을 거치면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내 출시 여부와 정확한 가격, 보조금 규모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지수다.

지커 믹스가 제시하는 청사진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공식 발표될 가격과 인증 주행거리, 그리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안전성 입증에 달려있다.

믹스 실내 / 지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