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충전에 950km 주행, 스펙마저 ‘반칙’ 수준인 초대형 전기 SUV
국산 패밀리카 시장 ‘가격 거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전에 없던 ‘괴물’이 등장했다. 거대한 크기, 파격적인 가격, 그리고 압도적인 충전 속도라는 세 가지 무기를 앞세워 시장의 기존 상식을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 BYD의 플래그십 전기 SUV ‘그레이트 탕(Great Tang)’이다.
처음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제원에 오타가 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사전예약 24시간 만에 3만 대, 최종 15만 대라는 기록은 이 차가 던진 충격의 크기를 증명한다. 국산 패밀리카 오너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팰리세이드보다 20cm 긴 차체가 불러온 논란
도로 위에서 마주치면 누구든 압도될 만한 크기다. 그레이트 탕의 전장은 5,263mm,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130mm에 달한다. 국내 대형 SUV의 기준으로 통하는 현대 팰리세이드(전장 5,060mm)보다 무려 20cm 이상 길다.
사실상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비슷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이 정도 크기라면 주차 난이도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패밀리카로서 넉넉한 공간을 원하는 아빠들에게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다.
참고로 이름에 ‘그레이트’가 붙지 않은 일반 ‘탕’ 모델은 4,900mm대의 준대형급으로, 이번에 화제가 된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4천만원대 가격표, 상상 초월 가성비가 가능한 배경
덩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표다. 그레이트 탕의 중국 현지 시작 가격은 한화 약 4,550만 원. 모든 옵션을 포함한 최상위 트림도 약 5,100만 원이면 충분하다.물론 국내 정식 출시 시 관세와 인증 비용 등이 더해져 5,500만 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가격조차 팰리세이드 풀옵션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체급 위 풀사이즈 전기 SUV를 같은 예산으로 넘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파격적인 가격 정책의 배경에는 BYD 특유의 ‘수직계열화’ 생산 구조가 있다. 전기차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는 물론, 모터와 반도체까지 직접 생산해 중간 마진을 없앴다. 이것이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가격 경쟁력의 핵심 비결이다.
5분 충전에 950km, 기술력마저 의심을 잠재웠다
저렴한 가격에 기술적 타협이 있을 것이란 편견도 무너진다. 그레이트 탕은 차세대 1000V 초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충전 속도의 개념을 바꿨다. 배터리 10%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시간과 차이가 없다.1회 충전 주행거리 역시 플래그십답다. 중국 CLTC 기준 후륜구동 모델은 최대 950km, 사륜구동 모델도 850km를 달린다. 실내에는 회전식 디스플레이와 2열 천장 스크린, 7인승 독립 캡틴시트까지 적용해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그레이트 탕의 등장은 국내 패밀리카 시장의 가격 거품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 가격에 이 크기와 스펙’이라는 가치 제안은 너무나 강력하다. 아직 한국 출시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실화될 경우 팰리세이드와 카니발, 아이오닉 9 등 경쟁 모델들은 힘겨운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