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가솔린 세단은 ‘그대로’, 전기차는 ‘틈새’ 공략
하반기 신차 라인업 대기…독일 프리미엄 3사 경쟁 다시 불붙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양분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아우디가 올 상반기 49.4%라는 놀라운 판매량 급등을 기록하며 조용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성장세 뒤에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동시에 공략한 ‘투 트랙 전략’과 경쟁사의 빈틈을 파고든 영리한 시장 분석이 있었다. 주춤하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아우디의 부상은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경쟁 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우디의 국내 판매량은 7,33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910대)보다 49.4% 급증했다. 같은 시기 BMW가 2.3% 성장에 그치고 벤츠가 8.6% 감소한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절대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두 브랜드에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률만큼은 압도적이다.
가솔린 시장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아우디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A6 가솔린 모델이다. A6 40 TFSI는 지난 5월 310대, 6월 239대가 팔리며 두 달 연속 수입 가솔린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가 장악한 시장에서 이룬 성과다.
경쟁사들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라인업을 전환하며 차량 가격을 높이는 동안, 아우디는 검증된 가솔린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여기에 할인과 금융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실속을 따지는 30~40대 수입차 소비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흡수했다. ‘역시 아우디’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기차 대중화는 Q4 e-트론이 이끌었다
내연기관에서 A6가 버팀목 역할을 했다면, 전동화 전환은 Q4 e-트론이 책임졌다. Q4 e-트론은 상반기에만 1,785대가 판매되며 아우디 전체 판매량의 24.3%를 차지하는 핵심 모델로 자리 잡았다.
6,63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수입 프리미엄 전기 SUV 중 비교적 접근성이 높다. 억대 전기차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Q4 e-트론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로써 아우디는 투 트랙 전략의 양 날개를 모두 성공적으로 펼쳤다.
아우디의 공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신형 Q7과 차세대 전기차인 Q6 e-트론, A6 e-트론 등 핵심 신차 투입이 예정되어 있다. 대형 SUV부터 순수 전기 세단까지 라인업이 보강되면 판매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물론 아직 BMW와 벤츠의 아성을 직접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상반기 보여준 성장률은 아우디가 독일 프리미엄 3사 구도를 다시 흔들 가장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