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한 GM은 판매량 급감, 현대차는 웃었다

충전 스트레스와 비싼 기름값 사이, 미국 소비자들이 찾은 현실적 대안

싼타페 하이브리드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미국 자동차 시장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 순수 전기차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현대자동차가 사상 최대 분기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 성과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결과가 아니다.

성공의 중심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약진이 있었다. 이는 기록적인 ‘판매량’으로 증명된다.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을 서두르지 않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전략’이 시장의 요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현재 북미 시장은 일부 제조사에게는 기회의 땅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섣부른 예측의 대가를 치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엘란트라 아반떼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은 명확하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 긴 충전 시간, 예측 불가능한 보조금 정책 등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급격히 줄어드는 주행 가능 거리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패밀리카 구매자들에게 치명적인 단점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차를 사야 하고, 매달 나가는 기름값과 충전의 번거로움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편리함은 그대로 누리면서 연료비는 절반 가까이 아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배경이다.

현대차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통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토요타다.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고수했던 토요타는 올해 2분기 북미에서만 67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특히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57.4%에 달하며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앞질렀다.

쏘나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대차의 기세는 더욱 무섭다. 지난 6월 한 달간 7만 7,555대를 팔아치우며 신기록을 세웠고,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45만 대를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공의 일등 공신은 단연 하이브리드 라인업이다.
현대차의 6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나 급증했다. 싼타페와 투싼 하이브리드는 물론, 엘란트라(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고른 인기를 얻으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 집중한 GM, 판매량 하락 피하지 못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단계를 건너뛰고 전기차로 직행하려던 GM의 상황은 다르다. GM의 올해 2분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71만 4,896대에 그쳤다. 둔화된 전기차 수요의 충격을 흡수해 줄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었던 탓이 크다.

이러한 결과는 시장의 변화를 섣불리 예단한 경영진의 오판이 얼마나 큰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아직 전기차 시대를 완전히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내연기관의 익숙함과 전기차의 경제성을 절충한 중간 단계를 원하고 있었다.

결국 현재 시장의 승자는 기술의 진보를 외치기보다 소비자의 현실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인 브랜드에게 돌아갔다.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