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릭과 에스컬레이드 IQ 사이, 그 거대한 공백을 메울 캐딜락의 새로운 카드
전장 5.2m 넘는 압도적 체급, 국내 판매 부진 끊어낼 반등의 열쇠 될까
캐딜락이 준대형 전기 SUV ‘리릭’과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IQ’ 사이의 거대한 가격 공백을 메울 새 카드를 꺼내 들었다. 3열 대형 전기 SUV ‘비스틱’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비스틱이 국내 기후에너지환경부 인증을 다시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출시 임박설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이전 인증보다 주행거리가 소폭 늘어난 점이 확인되면서, 3열 전기 SUV를 기다려온 다자녀 가정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추운 겨울에도 더 멀리, 주행거리 개선이 핵심이다
이번 재인증에서 비스틱은 상온 복합 438km, 저온 복합 346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인증 당시 상온 426km, 저온 314km와 비교해 각각 12km, 32km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저온 주행거리가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전기차의 약점으로 꼽히는 겨울철 성능이 개선된 배경에는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사용 환경에서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변화다.
5.2m 거구에 615마력, 패밀리카의 반전이 시작된다
비스틱은 전장 5,222mm, 휠베이스 3,094mm에 이르는 압도적인 체격을 갖췄다. 볼보 EX90이나 메르세데스 벤츠 EQS SUV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크기로, 수입 대형 전기 SUV 시장의 선택지를 넓힐 모델이다.
거대한 차체 안에는 102kWh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615마력, 최대토크 880Nm의 강력한 힘으로 2.9톤에 달하는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60마일)까지 3.7초 만에 주파한다.
33인치 화면과 23개 스피커가 공간을 지배한다
실내는 3열 시트를 기본으로 플래그십에 걸맞은 편의 사양으로 채워졌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한 3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23개 AKG 스튜디오 스피커가 대표적이다.
앞좌석 마사지 시트와 5존 공조 시스템 역시 안락한 이동 경험을 보장한다.
북미 시장에 기본 적용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 크루즈’의 국내 도입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GM은 이미 국내 주요 도로 2만 3,000km 구간의 정밀 지도 구축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어 도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억 넘는 가격, 판매 부진 끊을 승부수가 될까
비스틱의 등장은 최근 국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캐딜락에게 중요한 반등의 기회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캐딜락 전기차 라인업이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어서며 본토와 국내 시장의 온도 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미국 판매 가격이 럭셔리 트림 7만 8,790달러(약 1억 1,184만 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국내에서는 1억 원대 초중반에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3열 공간은 필요하지만 에스컬레이드 IQ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요층에게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국내 인증을 마치고도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GM의 다른 차종 사례가 있는 만큼, 섣부른 계약보다는 공식 발표를 통해 세부 사양과 가격을 확인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