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SUV 왕좌 교체 넘어 시장 판도 뒤흔든 ‘하이브리드’의 힘.
3위 팰리세이드의 조용한 반격도 시작됐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의 경쟁 구도가 완전히 새로 쓰였다. 오랜 라이벌 관계였던 두 모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역대 최대 격차라는 기록까지 나왔다.
2025년 연간 판매량 집계 결과, 기아 쏘렌토가 10만 2,000대를 팔아치우며 국산 SUV 시장 정상에 올랐다. 기아 역사상 23년 만에 나온 첫 10만대 클럽 가입 SUV 모델이다.
이 결과 뒤에는 단순히 한 모델의 인기를 넘어선 시장의 거대한 흐름 변화가 존재한다. 패밀리카 구매를 앞둔 소비자라면 이번 판매량 순위는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왕좌 내준 싼타페, 격차는 왜 최대로 벌어졌나
쏘렌토는 2020년 이후 6년 연속 국산 SUV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한때 중형 SUV의 대명사였던 현대 싼타페는 5만 7,889대 판매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전년 대비 25%나 급감한 수치다.
두 모델의 판매량 차이는 4만 2,113대에 달한다. 이는 2022년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격차로, 사실상 경쟁이 무의미한 수준까지 벌어진 셈이다. 싼타페는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심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쏘렌토의 독주 배경에는 단연 하이브리드 모델의 역할이 컸다. 2024년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결국 하이브리드가 승패를 갈랐다
하이브리드의 위력은 다른 모델에서도 확인된다. 현대 팰리세이드의 약진이 대표적이다. 팰리세이드는 6만 909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90.5%라는 경이적인 급증세를 보이며 3위로 뛰어올랐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2024년 말 신형 모델에 처음 추가된 하이브리드 옵션이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62.6%를 차지하며 7천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한편, 7만 4,517대로 2위를 기록한 스포티지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하이브리드보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사양의 판매 비중이 2024년 42.4%에서 2025년 55%로 오히려 늘었다. 5위 셀토스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9.7% 감소했으나, 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차세대 모델이 공개되며 2026년 반등을 예고했다.
2025년 국산 SUV 총판매량은 67만 8,536대로 전년 대비 6.8% 증가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쏘렌토가 촉발한 하이브리드 SUV 열풍이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