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역대 최대 R&D 투자로 글로벌 부품사 톱3 도약 선언
유럽·인도 시장 정조준한 소형 전기차 핵심 기술 50종 공개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역대급 승부수를 띄웠다. 연구개발(R&D)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최근 공개된 결과물은 특히 소형 전기차 시장에 집중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겨냥한 핵심 전동화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본격적인 영토 확장을 예고했다.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조원 쏟아부은 R&D, 규모부터 다르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금액은 2조24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6%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불과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투자 확대는 인력과 특허 증가로 이어졌다. R&D 인력은 2020년 5489명에서 현재 약 7700명으로 40% 이상 늘었고, 최근 3년간 출원한 특허만 8000여 건에 이른다. 이 중 40%가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이다.
소형 전기차 시장 판도 바꿀 기술의 정체
이번에 공개된 50종의 신기술 중 시장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단연 120kW급 PE(Power Electric) 시스템이다.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한 이 구동계는 도심형 소형 전기차에 최적화됐다.
핵심은 가격 경쟁력이다. 현대모비스는 주력인 160kW급 시스템 대비 약 70%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형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길 ‘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당신이 3천만 원대 소형 전기차 구매를 고민한다면, 이 부품이 그 가격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부피와 높이를 줄인 저상형 구조로 설계해 실내 공간이나 트렁크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점도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시스템을 앞세워 소형 전기차 수요가 높은 유럽과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충전 시간 단축을 위한 기술도 공개됐다. 기존보다 충전 속도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는 22kW급 차세대 통합충전제어장치(ICCU)가 그 주인공이다.
이 외에도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저상화 섀시 모듈, 구동모터 출력을 높이는 신소재 필름 등 다양한 기술이 베일을 벗었다.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종합적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술 혁신의 원동력”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