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6과 다른 길 선택한 신형 전기차, 핵심은 ‘플랫폼’과 ‘전압’에 있다

폭스바겐 ID.3 정조준, 유럽 대중차 시장 공략 위한 현대차의 새로운 승부수

현대차가 선보인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 /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오는 4월, 새로운 준중형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3’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한번 충전에 최대 640km를 달리는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지만, 시장의 예상과 다른 기술적 선택을 해 주목받는다. 바로 아이오닉5·6에 적용된 800V 고전압 시스템 대신 400V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후퇴가 아니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간소화하고 전압 시스템을 조정한 데에는 유럽 시장을 정조준한 명확한 전략이 숨어있다. 고성능보다 ‘가격’과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현대차의 승부수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고성능 800V 대신 400V 택한 이유



현대차가 선보인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 / 사진=현대차


기존 아이오닉5와 6가 800V 시스템을 통한 초고속 충전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아이오닉3가 400V 시스템으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생산 비용 절감에 있다. 이는 폭스바겐 ID.3, 쿠프라 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는 유럽 대중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당장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초고속 충전의 편리함보다 수백만 원 저렴한 초기 구매 비용에 더 마음이 끌릴 수 있다.

아이오닉3는 기아 EV3와 동일한 58.3kWh 및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각각 최대 480km와 640km(WLTP 기준 추정)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전망이다. 전륜구동 기반 150kW(약 204마력)급 싱글 모터가 기본이며, 추후 듀얼 모터를 장착한 고성능 N 모델 출시도 계획되어 있다.

콘셉트카 디자인 거의 그대로 나왔다



현대차가 선보인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 / 사진=현대차


외관은 지난해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의 디자인을 충실히 계승했다. 현대차는 개발 초기부터 콘셉트카와 양산형 모델을 동시에 설계해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차체 비율과 크기가 거의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전면부에는 공기저항을 줄이는 액티브 에어 플랩과 얇은 LED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후면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상징인 3D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가 적용된다. 차체 길이는 약 4,288mm로 폭스바겐 ID.3보다는 크고, 현대 i30 해치백보다는 짧아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크기를 갖췄다. 다만 콘셉트카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램프 기능 등은 양산 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웨어는 최신 기술로 채웠다



현대차가 선보인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 / 사진=현대차


비용 절감에 집중했지만, 실내 경험을 좌우하는 소프트웨어에는 최신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현대차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이 차에 최초로 적용된다. 독립형 디지털 계기판과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으로 구동된다.

클라우드 기반 사용자 프로필, 대화형 음성 인식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 울트라,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도 지원한다. 여기에 V2L(Vehicle to Load), V2G(Vehicle to Grid) 기능까지 탑재해 전기차의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해 공조 장치 등 필수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둔 점도 특징이다.

아이오닉3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 시장을 주력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충분한 주행 거리를 무기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핵심 전략 모델로 평가받는다. 오는 4월 세부 사양과 공식 가격이 공개되면, 각국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