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속도·연료 게이지 5~10초간 사라지는 아찔한 결함

하드웨어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 국내 차주들도 ‘내 차는?’ 촉각

제네시스G80 /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G80, GV70 등 주력 모델을 포함한 8만 3천여 대가 대상이다.

문제는 주행 중 운전자에게 필수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판 화면이 갑자기 꺼지는 현상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를 안전 문제로 규정하고 공식적인 조치에 나섰다.

단순 부품 결함이 아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원인이 터져 나오면서, 국내 제네시스 운전자들의 시선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제네시스G70 / 사진=제네시스


계기판이 5초 이상 먹통 되는 현상, 원인은 라디오였다



리콜 대상 차량에서는 주행 중 계기판 디스플레이가 간헐적으로 재부팅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화면이 꺼지는 시간은 최대 5~10초에 달한다.
이 시간 동안 운전자는 속도나 연료량은 물론, 각종 경고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게 된다. NHTSA는 고속 주행이나 야간 운전 시 이런 상황이 사고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사 결과, 문제의 발단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설계에 있었다. 헤드 유닛 소프트웨어가 HD 라디오 데이터와 아날로그 라디오 데이터를 동시에 같은 메모리 공간에 기록하려다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데이터가 덮어씌워지면서 디스플레이 신호 전송에 오류가 발생해 화면이 꺼지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3월부터 무선 업데이트 시작, 국내 차주들도 예의주시



현대차는 오는 3월 이후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 리콜 사실을 통보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가입자는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무선 업데이트(OTA)로도 해결이 가능하다. 모든 수리는 보증 기간과 상관없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번 리콜이 미국에서 발표되면서 국내 제네시스 차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북미 리콜 이후 국내에서 동일 결함에 대한 무상 수리가 진행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9월부터 관련 고객 불만이 접수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NHTSA에만 237건이 보고됐다. 현대차는 리콜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임시방편으로 HD 라디오 기능을 비활성화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3개월간 미국에서만 20만 대가 넘는 리콜을 진행한 제네시스에게 이번 사태는 또 다른 시험대다. 신속하고 투명한 후속 조치가 브랜드 신뢰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