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형은 스냅드래곤 8295P 탑재, 국내형은 19.5km/L 연비로 승부
하나의 이름, 두 개의 전략… 기아가 같은 차를 다르게 파는 진짜 이유
기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신형 셀토스를 공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실내를 가로지르는 27인치 파노라마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곧바로 ‘역수입’ 요구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퀄컴 스냅드래곤 8295P 칩셋과 바이두 AI 음성 비서까지 더해지면서 디지털 경험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같은 ‘셀토스’라는 이름을 쓰는 국내 모델과는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 화려한 사양만큼이나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하나의 차종을 두고 시장에 따라 상품성을 세분화하는 기아의 판매 전략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형 모델의 사양을 확인한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국내 모델의 강점을 다시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화면, 한국은 연비를 선택했다
중국형 셀토스의 실내는 소형 SUV의 전형적인 구성을 넘어선다. 27인치 디스플레이와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맞이하고, 변속 레버는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겨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화면을 키우면서도 공조 장치에는 물리 버튼을 남겨 조작 편의성을 유지했다.
엔진 구성에서는 차이가 더 명확하다. 중국형은 최고출력 115마력의 1.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과 200마력의 1.5리터 터보 엔진 두 가지로 운영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예 선택지에 없다.
반면 국내형 셀토스는 1.6 터보 가솔린과 1.6 하이브리드라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연비가 최대 19.5km/L에 달한다. 매일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운전자라면 유류비 절감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치다.
같은 셀토스인데 완전히 다른 차가 된 이유
두 모델의 차이는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각 지역 소비자들이 자동차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춰 상품을 기획한 결과물이다. 중국 시장은 눈에 보이는 디지털 경험과 강력한 성능을, 한국 시장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국내형 셀토스는 V2L 기능과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처럼 실제 운용 환경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능으로 상품성을 채웠다. 중국형의 화려한 디스플레이는 없지만, 2,940만 원부터 시작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지비는 분명한 강점이다.
결국 기아는 같은 이름의 자동차로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셀토스를 마주하게 된 셈이다. 국내에서는 당분간 연비와 공간 활용성을 앞세운 현재의 셀토스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