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차 한계는 ‘무게’로 돌파… BMW와 대학의 역발상
탄소섬유·3D 프린팅까지 동원, 양산 계획은 없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BMW가 미국 클렘슨대학교와 함께 흥미로운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딥 오렌지 17’, 별칭 루미네타다. 이 차는 하루 주행한 거리보다 더 많은 주행거리를 태양광만으로 확보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태양광차는 보조 동력 수준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이들은 면적이 아닌 ‘무게’에 집중했다. 그늘이라는 오랜 약점을 극복할 기술도 함께 담았다. 상식을 뒤엎는 이 시도는 발표 초기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체 무게가 일반 차량 4분의 1인 이유
루미네타의 총중량은 550kg으로,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강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금속 접합부를 결합해 극단적인 경량화를 달성했다.
외관은 ‘노랑거북복’이라 불리는 박스피시의 몸통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디자인 덕분에 같은 양의 태양광 에너지로도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늘에서도 충전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 비결
차량 외부에는 1,700개가 넘는 태양광 발전 셀이 촘촘히 덮여 있다. 단순히 셀 개수만 늘린 것이 아니다.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시스템연구소와 협력해 부분적으로 그늘이 지더라도 발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는 태양광 자동차의 오랜 약점으로 꼽히던 ‘그늘 취약성’을 정면으로 겨냥한 기술적 보완책이다. 맑은 날 야외에서만 쓸모 있다는 편견을 넘어서려는 시도다.
하루 20km 타면 50km가 공짜로 생긴다
클렘슨대 연구진의 에너지 시뮬레이션 결과는 놀랍다. 하루 20km를 주행한 이후에도, 축적된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약 50km를 추가로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량화와 발전 효율 개선을 결합해 실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단순 실험실 수치가 아니라 실제 주행 패턴을 반영한 분석이라 의미가 크다. 매일 20km 남짓을 오가는 도심 통근자라면 이론적으로는 별도 충전 없이도 운행이 가능한 셈이다.
딥 오렌지 17은 시중에 판매될 양산 모델이 아니라 기술력을 실증하기 위한 연구용 프로토타입이다. 하지만 발전 면적 경쟁 대신 경량화와 부분 그늘 발전 기술을 결합해 실질적인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 기술이 향후 양산차에 어떻게 이식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