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6시간 만에 1만 1천 대 계약, 포르쉐 디자이너 손길
압도적 디자인과 가격, 하지만 2m 전폭은 국내 주차장에겐 ‘악몽’
그랜저 상위 트림 가격이면 수입차를 넘본다는 말은 이제 현실이 됐다. 옵션 몇 개만 더해도 5천만 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전혀 다른 방향에서 등장한 차가 소비자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화웨이가 공개한 세단 ‘아바타 12 EREV’가 그 주인공이다. 언뜻 보면 1억 원을 훌쩍 넘을 듯한 디자인에 실제 가격은 5천만 원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실제 사진을 본 직장 동료는 “최소 8천만 원은 넘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이 차를 설명하기엔 부족한 지점이 있다.
1억 같은 외관은 디자이너 이름에서 나왔다
디자인만 보면 5천만 원대(환율 기준 약 5,662만~6,585만 원)라는 가격이 쉽게 믿기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인 패스트백 스타일에 후면 유리까지 없앤 파격적인 시도는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런 디자인의 배경에는 포르쉐 911과 타이칸 디자인을 총괄했던 나데르 파기자데가 있다. 그의 이름값만으로도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아바타 12는 출시 36시간 만에 1만 1천 대가 넘는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디자인의 힘을 증명했다.
차는 큰데 폭은 더 커서 문제다
제원표상 크기는 국산 준대형 세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전장 5,020mm는 제네시스 G80보다 약간 큰 수준이다. 하지만 진짜 주목할 부분은 차체 폭이다.
전폭이 1,999mm에 달한다. 이는 그랜저보다 약 12cm 넓은 수치로, 실물에서 오는 존재감은 숫자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당신이 서울의 구형 아파트나 기계식 주차장을 자주 이용한다면 이 넓이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성능도 갖췄다. 후륜구동 모델은 314마력, 사륜구동 듀얼모터 모델은 536마력을 발휘한다.
그랜저 대신 선택할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화려한 디자인과 제원에도 실제 구매를 결정하기 전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주행거리는 이 차의 확실한 장점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해 순수 전기로만 최대 350km(CLTC 기준)를 가고, 엔진까지 함께 사용하면 1,26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실내 역시 35.4인치 파노라마 스크린과 화웨이의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채워졌다. 문제는 국내 출시 여부와 불투명한 서비스망이다. 아무리 상품성이 뛰어나도 사후관리가 불안하다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
결국 익숙함과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갖춘 그랜저와 파격적인 디자인, 최신 기술로 무장한 아바타 12 사이에서 소비자의 저울질이 시작됐다. 5천만 원대 예산으로 전혀 다른 경험을 제안한다는 것만으로도 아바타 12의 등장은 의미가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