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미와 뒷좌석 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젊은 오너들의 까다로운 기준

천장 스크린부터 후륜 조향까지, ‘아빠의 차’가 아닌 ‘나의 차’로 선택받은 변화

7시리즈 / 위키미디어


플래그십 세단은 흔히 ‘회장님 차’로 불렸다. 뒷좌석에 앉는 사람을 위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BMW 7시리즈는 이런 공식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30, 40대 젊은 오너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기 시작했다. 이들이 7시리즈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과시용 목적 이상의 이유가 숨어있다. 운전의 즐거움, 가족의 편안함, 그리고 첨단 디지털 경험이 그 중심에 있다.

체면보다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층이 대형 세단 시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7시리즈 / BMW


대형 세단인데 운전이 재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거대한 차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핵심은 뒷바퀴까지 조향에 개입하는 ‘후륜 조향’ 기술이다. 좁은 골목을 돌거나 유턴할 때 회전 반경을 줄여 대형차 특유의 불안감을 덜어낸다.
고속 주행 시에는 차선 변경 안정성을 높여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준다. 여기에 강력한 출력까지 더해져 차체 크기를 잊게 만드는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완성했다. 직접 운전하는 시간이 많은 오너라면 이 차이를 확실히 체감한다.

뒷좌석은 영화관, 운전석은 조종석처럼 바뀌었다



7시리즈 / BMW


이동하는 동안 뒷좌석은 더 이상 조용한 공간이 아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31.3인치 대형 와이드 스크린은 차 안을 순식간에 개인 영화관으로 바꾼다. 가족과 함께 장거리 여행이 잦다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운전석은 곡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부분의 물리 버튼이 화면 안으로 통합돼 실내가 한결 간결해졌다.
물론 모든 운전자가 이런 변화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손으로 직접 버튼을 누르는 감각을 선호한다면 화면 중심의 조작 방식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저씨 차라는 오명을 벗고 젊은 감각을 입었다



과거 플래그십 세단의 디자인이 크롬 장식을 앞세워 권위를 표현했다면, 7시리즈는 다르다. 윤곽을 따라 조명이 들어오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는 확실한 자기주장을 펼친다.
이런 디자인은 보수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개성을 중시하는 3040 오너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젊은 소비자가 대형 세단을 고른다고 해서 꼭 중후한 이미지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디지털 감성을 대형 세단에서 그대로 누리고 싶다는 요구와 정확히 일치한다.

7시리즈 / BMW


결국 7시리즈의 변화는 플래그십 세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사회적 지위를 증명하는 수단에서, 운전하는 나와 동승하는 가족 모두의 만족을 위한 차로 진화했다.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다.

7시리즈 실내 / BMW


7시리즈 / BMW


7시리즈 실내 / BMW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