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트위치가 열었던 초소형 시장, 토요타가 솔라루프로 다시 판을 짠다
캐스퍼·레이 EV와는 완전히 다른 길, ‘충전 없는 세컨카’의 등장이 예고됐다
토요타가 선보인 초소형 전기 모빌리티 ‘FT-me’가 그 주인공이다. 핵심은 지붕에 얹은 태양광 패널, 즉 솔라루프다. 여기에 90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예상 가격이 더해지면서, 도심 세컨카 시장의 기존 공식을 흔들고 있다.
하루 30km를 충전 없이 달리는 이유
솔라루프가 전기차에 적용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 무거운 차체와 높은 전력 소비량 탓에 태양광만으로는 의미 있는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웠다.FT-me는 접근법이 다르다. 전장 2.5m 이하의 작고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하기에 태양광 효율이 극대화된다. 토요타는 날씨와 조건이 맞는다면 하루 20~30km를 오직 태양광 충전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집과 회사가 가깝거나, 마트·지하철역 등 동네만 오가는 운전자라면 충전 플러그를 꽂는 횟수 자체가 극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900만원대 가격이 시장을 바꾸는 배경
가격은 이 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업계는 보조금 적용 시 900만원대 구매 가능성을 거론한다. 물론 국내 출시 가격과 보조금 정책은 미정이지만, 이 가격대가 현실화된다면 세컨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현재 대안인 캐스퍼 EV나 레이 EV는 실용적이지만 2천만원대 중후반부터 시작한다. FT-me는 ‘가족용 차’가 아닌, 1~2인승 단거리 이동 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배달, 실버 모빌리티, 출퇴근 등 특정 목적에 집중해 가격 부담을 크게 낮춘 전략이다.
단순히 작은 차가 아닌 이유가 있다
FT-me의 특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페달 없이 손으로 가속과 제동을 모두 조작하는 ‘핸드 드라이브 시스템’이 언급된다. 이는 단순히 독특한 기능이 아니다.휠체어 이용자나 하체가 불편한 사람도 별도 개조 없이 운전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다. 토요타가 꾸준히 강조해 온 ‘모두를 위한 이동성(Mobility for All)’ 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다.
결국 FT-me는 ‘작게 사고, 짧게 이동하고, 충전 걱정 없이 쓰는’ 새로운 도시형 세컨카의 기준을 제시한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자동차 한 대의 무게가 부담스러운 시대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