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첫날 1만1094대, 최고 트림 ‘인스퍼레이션’ 선택 비중이 52%

가격만큼 커진 차체와 안전사양, 준중형 세단에 대한 기준이 바뀌었다

아반떼 / 현대자동차


8세대 신형 아반떼의 가격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가솔린 풀옵션이 3,804만원, 하이브리드는 4,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국민 첫차’라는 별명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예상을 벗어났다. 계약 첫날에만 1만1,094대가 몰렸다. 이전 세대 첫날 기록을 가뿐히 넘겼다. 더 흥미로운 점은 가장 비싼 인스퍼레이션 트림 선택 비중이 52%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비싸졌다고 말하기엔, 소비자의 선택 방향이 명확했다. 아반떼라는 이름에 가려진 변화의 본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반떼 1열 /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그랜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격

가격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은 깊어진다.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3,152만원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선택 사양을 모두 더하면 3,804만원까지 치솟는다. 쏘나타 시작 가격(2,866만원)보다 높고, 그랜저 시작 가격(4,245만원)과의 차이는 441만원에 불과하다.

실구매자 입장에선 당연히 상위 차종이 눈에 들어온다. ‘옵션 가득한 아반떼’와 ‘기본형 쏘나타’ 사이에서 저울질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이번 아반떼는 더 이상 저렴한 가격만으로 접근하는 차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아반떼 / 현대자동차

숫자가 보여주는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높아진 가격표 뒤에는 체급을 의심하게 하는 변화가 있었다. 전장은 4,765mm, 휠베이스는 2,750mm로 이전보다 각각 55mm, 30mm 길어졌다. 트렁크 용량도 479L로, 유모차나 큰 여행 가방을 싣기에 부족함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실도 다졌다. 차체 평균 인장 강도를 4.7% 높였고, 1GPa급 이상 초고장력 강판과 핫스탬핑 비중을 58.7%까지 확대했다. 10개 에어백과 후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 같은 안전·편의 사양은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것들이다.

아반떼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 / 현대자동차

일상 주행에서 체감되는 진짜 가치

2.0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9마력으로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출력보다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나왔다. 앞 유리와 1열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가 적용됐고, 흡음 타이어와 2중 구조 플로어 카펫까지 더해졌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의 충격 흡수 능력도 개선됐다. 폭발적인 가속력 대신 안락하고 조용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 변화다. 이는 출퇴근은 물론 가족용 세단으로 쓰기에도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쏘나타 / 현대자동차


결론적으로 8세대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이라는 틀을 스스로 깨고 나왔다. 가격 상승은 분명한 부담이지만, 그만큼 공간과 안전, 편의성이 함께 격상됐다. 계약 첫날의 기록은 가격 저항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을 인정한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증거다. 이제 아반떼는 이름값만으로 판단할 차가 아니다.

아반떼 플레오스 커넥트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