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필러 없앤 코치도어부터 180도 회전하는 1열 시트까지
기존 럭셔리 SUV 시장 판도 바꿀 파격, 남은 과제는 가격
제네시스가 브랜드의 새로운 기함 GV90을 공개했다. 웅장한 외관과 파격적인 실내 구성으로 기존 플래그십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핵심은 B필러를 제거한 코치도어와 180도 회전하는 1열 시트다.
하지만 모든 관심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격표에 쏠린다. GV90의 성공 여부를 가를 마지막 열쇠가 바로 가격이기 때문이다. 전장 5,285mm, 휠베이스 3,245mm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는 그 자체로 위용을 드러낸다.
여기에 123.5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출력 666마력,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500km(자체 연구소 측정 기준)라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에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도 기본 적용된다.
롤스로이스에서나 보던 문짝이 달렸다
GV90 네오룬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코치도어다. B필러를 없앤 구조는 콘셉트카에서나 가능할 법한 시도로 여겨졌다. 충돌 안전 규제와 기술적 한계라는 현실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이 난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차체 내부에 고강도 스틸 빔과 강철 튜브를 촘촘히 적용해 숨겨진 롤케이지 형태의 안전 구조를 완성했다. 단순히 문이 마주 보고 열리는 것을 넘어,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안전까지 고려한 결과다.
뒷문은 바깥으로 살짝 빠지면서 열리는 듀얼 모션 힌지 방식이다. 앞문을 열지 않아도 뒷문을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다. 2열에 탈 때 느껴지는 개방감과 편의성은 동급 경쟁 모델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험이다.
실내는 단순한 거실 그 이상을 보여준다
실내 공간은 GV90의 가치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다. 단순히 고급 가죽을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움직이는 맞춤형 휴식 공간으로 설계됐다. 1열 스위블링 시트가 그 중심에 있다.
정차 상태에서 버튼 하나로 앞좌석을 뒤로 완전히 돌려 2열과 마주 보게 할 수 있다. 막연했던 ‘라운지 콘셉트’를 현실로 구현한 것이다. 양산형 SUV에서 1열 시트가 완벽히 후방을 향하도록 만든 사례는 극히 드물다.
원목 플로어와 냉장고, 25스피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등 최고급 사양도 아낌없이 투입됐다. 긴 이동 시간을 편안한 휴식으로 바꾸고 싶은 최고급 수요층의 요구를 정확히 파고든다.
모든 장점에도 가격표가 발목 잡을 수 있다
시장의 예측은 GV90 기본 모델이 10만 달러(약 1억 3800만원) 선에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뛰어난 상품성으로 기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야기는 가격이 12만 달러(약 1억 6600만원)를 넘어서면서 달라진다. 이 가격대에 이르면 소비자는 차량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위상, 서비스 만족도, 중고차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따지기 시작한다. 벤츠, BMW와의 직접적인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독창적인 코치도어와 스위블링 시트는 분명 기존 럭셔리 브랜드가 시도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제 공은 제네시스에게 넘어갔다. 최종 가격표가 GV90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만들지, 그저 인상적인 도전으로 남게 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