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역대 최대 스펙에도 디자인 하나로 극명하게 엇갈린 국내외 반응.
세계 최초로 적용된 신기술들의 면면은 이렇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전동화 SUV ‘GV90’을 공개하자 시장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국내에서는 전면부 디자인을 두고 조롱 섞인 반응이 터져 나온 반면, 해외 유력 매체들은 최고급 브랜드와 비교하며 찬사를 보냈다.
역대급 스펙과 파격적인 신기술이 탑재됐음에도 유독 국내에서만 디자인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같은 차를 두고 이토록 다른 평가가 나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선 조롱, 해외에선 극찬이 쏟아진 이유
논란의 중심에는 전면부 그릴이 있었다. 제네시스의 상징이던 크레스트 그릴 대신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삼각팬티 같다”는 식의 노골적인 비판이 주를 이뤘다. 브랜드 정체성을 바꾸는 시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당혹감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해외 매체들은 그릴 디자인보다 차량이 제시하는 새로운 가치에 주목했다. 모터트렌드는 “롤스로이스까지 정조준했다”고 평했고, 탑기어는 “프라이빗 아트 갤러리 분위기”라며 실내 공간을 극찬했다. 이들은 파격적인 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항마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논란과 별개로 스펙은 현대차 역대 최고 수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와 무관하게 GV90의 제원은 현대차그룹 양산차 역사를 새로 썼다. 배터리 용량만 123.5kWh에 달하며, 전륜과 후륜 모터를 합친 총출력은 약 666마력(490kW), 최대토크는 800Nm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탄생한 첫 주자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된 듀얼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는 순간 가속력과 험로 주행 능력을 동시에 잡기 위한 장치다. 1회 충전 시 복합 481km 주행이 가능하고,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22분 만에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어 거대한 차체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실용성도 확보했다.
롤스로이스급 평가를 이끈 파격적인 신기술들
해외 매체들이 GV90을 롤스로이스와 비교한 데에는 파격적인 신기술의 역할이 컸다. 특히 GV90 네오룬 콘셉트에 적용된 ‘B필러리스 코치도어’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이다. 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리는 구조는 기존 차량에서 경험할 수 없던 개방감과 승하차 편의성을 제공한다.
시동 버튼을 아예 없앤 점도 눈에 띈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전원이 켜지면서 문이 열리는 방식은 차량 이용 경험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여기에 주행 중 23.6인치였다가 정차 시 24.6인치로 커지는 팝업 디스플레이, 25개 스피커를 갖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회전반경을 중형차 수준으로 줄이는 후륜조향까지 더해져 기존 프리미엄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보여줬다.
GV90은 디자인 하나로 국내외에서 상반된 첫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차량의 진짜 가치는 압도적인 스펙과 혁신적인 기술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관건은 가격이다. 만약 1억 원대 중반에서 시작하는 가격표가 붙는다면, 이 디자인을 감수하고 구매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2027년으로 예정된 국내 출시 시점에 공개될 최종 가격에 따라 그릴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