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숫자 이름 버리고 ‘티구안’ 전면에 내세운 폭스바겐의 새로운 전략
개선된 플랫폼과 디자인으로 변신 예고… 10월 월드 프리미어 공개
폭스바겐이 글로벌 전기 SUV 라인업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도로에서 익숙하게 보이던 ID.4와 ID.5가 단종되고, 그 자리를 ‘ID. 티구안’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차세대 모델이 대체한다는 소식이 공식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복잡한 숫자 작명법을 버리고 가장 대중적인 모델명을 채택한 배경에는 폭스바겐의 치밀한 전동화 전략과 기술적 자신감이 깔려있다. 위장막 프로토타입과 함께 공개 일정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숫자 대신 익숙함 택한 배경 있었다
ID.3, ID.4 등 숫자로 구분되던 폭스바겐의 전기차 이름은 직관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떤 차급인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다. 폭스바겐은 이런 네이밍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소형 콘셉트카 ID.2가 브랜드 상징인 ‘폴로’의 이름을 계승해 ‘ID. 폴로’로 재탄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연기관 시장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메가 히트작 ‘티구안’의 명성을 전기차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명확한 의도로 풀이된다.
플랫폼 개선하고 디자인도 완전히 바꿨다
최근 포착된 ID. 티구안의 테스트 차량은 기존 ID.4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유선형의 도심형 EV 스타일에서 벗어나 정통 SUV 고유의 단단하고 다부진 비율을 갖췄다. 특히 기존 ID.4의 터치식 핸들 대신 일반적인 돌출형 도어 핸들이 다시 적용된 점이 눈에 띈다.
ID. 티구안은 개선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ID.4가 탑재했던 58kWh 및 77kWh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용량이 확장된 차세대 배터리 팩이 탑재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충전 속도를 개선해 테슬라 모델 Y 등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티구안과 함께 판매하는 이유
ID. 티구안이 출시돼도 기존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티구안은 단종되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내연기관 모델과 순수 전기차 모델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를 완전히 별개의 라인업으로 분리하기보다, 하나의 모델 안에서 동력원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운전 습관이나 생활 환경에 맞춰 익숙한 ‘티구안’이라는 틀 안에서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기차 전환기에 있는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ID. 티구안의 글로벌 최초 공개는 올해 10월 초로 예정돼 있으며, 유럽 시장에는 2027년 초 공식 출시된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티구안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주력 모델인 만큼 글로벌 출시 흐름에 맞춰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