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1600cc 줄이고 출력은 오히려 높였다

3열 좌석과 2.8톤 견인력은 그대로, 유지비 부담만 낮춘 비결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측정면 (출처=지프)
대형 SUV는 배기량을 줄이면 힘이 약해진다는 통념을 깨는 신차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진 크기를 대폭 줄였음에도 기존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인공은 이달 말 출시될 지프의 신형 그랜드 체로키 L이다. 기존 3.6리터 V6 엔진 대신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닌, 성능과 유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시도다. 이 때문에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실내 2열시트 (출처=지프)

자동차세는 줄었는데 힘은 더 세졌다

기존 3.6리터 V6 엔진은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f·m를 발휘했다. 반면 새로운 2.0리터 허리케인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29마력과 최대토크 45.89kg·m의 힘을 낸다. 배기량은 약 44% 줄었지만 출력은 약 15%, 토크는 약 31% 증가했다.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측면 (출처=지프)
이러한 변화는 세금 부담에서 즉각 체감된다. 국내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3.6리터(3604cc)에서 2.0리터(1995cc)로 줄면 연간 자동차세(지방교육세 포함)가 9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약 40만원 이상 낮아진다. 대형 수입 SUV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매년 발생하는 유지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변화다.

2.8톤 견인력은 그대로 지킨 이유

엔진이 작아졌다고 해서 대형 SUV 본연의 기능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 신형 그랜드 체로키 L의 국내 기준 최대 견인 능력은 2,812kg으로 기존 모델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끄는 운전자에게는 출력 수치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측후면 (출처=지프)
작은 엔진으로 무거운 차체와 트레일러를 감당하는 비결은 기술에 있다. 낮은 엔진 회전수부터 힘을 끌어내는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와 연소 효율을 극대화하는 TJI 연소 기술이 적용됐다. 모터스포츠에서 쓰이던 방식을 양산형 SUV에 도입해 다운사이징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실내는 사양에 따라 6인승 또는 7인승으로 구성돼 3열 SUV의 기본기도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관문은 국내 가격표다

상품 구성 역시 엔진 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내에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자리하며, 19스피커 매킨토시 오디오 시스템 등 고급 사양도 선택할 수 있다.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지프)
참고로 이전 3.6리터 엔진을 탑재한 2024년형 써밋 리저브 트림은 1억 230만원에 판매됐다. 신형 2.0리터 모델의 트림별 가격과 공식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그랜드 체로키 L의 성패는 향상된 성능과 낮아진 유지비라는 장점을 소비자가 납득할 가격표로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