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V8 엔진에 플랫 플레인 크랭크샤프트 적용…
정숙함이 생명인 대형 세단에 벤츠가 내놓은 해법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시대를 불문하고 성공과 기술의 정점을 상징해 온 모델이다.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플래그십 세단이기에 신형 모델은 늘 까다로운 숙제를 안고 등장한다.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기술적 진보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7년형으로 공개된 S580 4Matic은 그 해답을 엔진과 서스펜션이라는 자동차의 본질에서 찾았다. 익숙한 외관 속에 완전히 새로운 심장과 하체를 품고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정숙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신형 S580의 가장 큰 변화는 보닛 아래에 있다. 새로 개발된 4.0리터 트윈터보 M177 Evo V8 엔진이 그 주인공이다. 이 엔진에는 고성능 슈퍼카에 주로 쓰이던 플랫 플레인 크랭크샤프트 구조가 적용됐다. 터보차저의 반응 속도를 극대화해 출력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한 방식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구조적 특성상 발생하는 진동은 정숙성이 생명인 대형 세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벤츠는 한 쌍의 밸런스 샤프트를 추가해 이러한 불쾌한 진동을 완벽하게 상쇄하는 해결책을 내놨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힘을 보태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4kgf·m의 성능을 완성했다. 그 결과 2.4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차체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1초 만에 부드럽게 가속시킨다. 9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의 조화는 비단결 같은 주행감을 구현한다.
도로 정보를 미리 읽고 스스로 대비한다
S클래스의 핵심 가치인 승차감 역시 한 단계 진화했다. 신형 S580에는 E-Active 바디 컨트롤 시스템이 탑재됐다. 차체에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는 물론, 앞서 같은 길을 지난 다른 벤츠 차량들이 수집한 클라우드 데이터를 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방 노면 상태를 미리 분석해 서스펜션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도로를 반복 주행할수록 노면 대응력이 더 세련되게 변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코너링 시 차체를 안쪽으로 기울여 쏠림을 줄이는 커브(Curve) 모드와 후륜 조향 시스템은 거대한 차체라고 믿기 힘든 민첩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압도적인 실내, 뒷좌석에서 가치가 드러난다
실내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슈퍼스크린이 시선을 압도한다. 최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결합해 진화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지만, 유리 패널 특성상 지문이나 먼지에 취약할 수 있다. 화려한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팅 역시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차의 진가는 뒷좌석으로 옮겨갔을 때 드러난다. 최고급 퀼팅 가죽 시트와 전동 발받침대, 여유로운 레그룸은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만큼이나 뒷좌석 탑승자의 편의가 중요한 차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듀얼 13.1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각종 편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외관은 기존 S클래스의 중후한 비율을 유지하며 디테일을 더했다. 프론트 그릴과 램프 내부에 벤츠를 상징하는 삼각별 패턴을 섬세하게 채워 넣었다. 유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핵심적인 기술 진보를 이뤄낸 신형 S580은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