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초반 아쉬운 성적에도 실관람객 호평 쏟아지는 이유

‘극한직업’에 비견되는 웃음 폭탄, 강동원·오정세의 코믹 앙상블

영화 와일드씽 / 롯데엔터테인먼트
극장가에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0위.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출발한 한 영화를 향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입소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관람객 평점 9점이라는 높은 수치, ‘극한직업’에 비견되는 웃음, 배우들의 열연이 바로 그 역주행의 열쇠로 꼽힌다. 과연 낮은 순위표 뒤에 숨겨진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지난 3일 베일을 벗은 영화 ‘와일드씽’의 첫 성적표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박스오피스 10위였다. 스크린 수 열세를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출발이다.

하지만 관객 반응은 정반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실관람객 평점은 9점을 기록하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박스오피스 순위와 평점 사이의 이러한 불일치는 영화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스오피스 10위인데 평점 9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나

초반 흥행 부진이라는 안개를 걷어내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와일드씽’의 이야기는 한때 가요계를 주름잡았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해체된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에서 시작된다. 무려 20년이 흐른 뒤, 인생의 벼랑 끝에서 마지막 재기 공연을 제안받은 이들의 눈물겨운 도전이 영화의 중심축이다.

‘댄싱머신’이었지만 지금은 생계형 방송인이 된 리더 황현우(강동원 분)는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재벌가 며느리가 되어 과거를 숨기고 사는 센터 변도미(박지현 분), 솔로 앨범을 냈다가 빚더미에 앉은 래퍼 구상구(엄태구 분)가 합류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흩어졌던 멤버들이 다시 뭉치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극한직업’급 웃음 터졌다, 강동원보다 오정세가 먼저 보였다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지는 지점은 바로 예측 불가능한 코미디다. 특히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러야 했던 비운의 발라드 왕자 ‘최성곤’ 역의 오정세가 등장하면서 극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의 신들린 코믹 연기에 ‘주인공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전쟁이 터져도 오늘 우리는 무대에 서는 거야!”라는 대사처럼, 영화는 꿈을 향해 직진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웃음과 함께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만약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영화를 찾는다면, 관객들의 후기는 이 영화를 강력하게 가리키고 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실관람객들은 “오정세가 하드캐리. ‘극한직업’에 견줄 만하다”, “웃다가 숨 넘어갈 뻔했다. 극장에서 다 같이 웃은 게 얼마 만인지”, “노래는 촌스러운데 배우들 과몰입 연기가 완벽했다” 등 열띤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인 입소문이 초반의 열세를 뒤집을 가장 큰 동력이다.

‘와일드씽’이 보여준 초반의 성적과 관객 반응의 간극은 이제 막 시작된 레이스의 작은 일부일 뿐이다. 과연 이 영화가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발판 삼아 박스오피스 역주행이라는 짜릿한 드라마를 완성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